톱타자들, ‘우리 손에 달렸다’
OSEN 정연석 기자 ysc 기자
발행 2005.03.31 14: 46

'톱타자'의 대명사 이종범(기아)이 한창 때 당시 해태 감독이던 김응룡 삼성 사장은 "20승 투수를 줘도 바꾸지 않겠다"며 이종범을 높이 평가한 적이 있다.
당시 이종범은 빠른 발과 호쾌한 타격으로 20승 투수 못지않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 팀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는 게 김응룡 감독의 판단이었다.
그만큼 톱타자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시즌 초 힘이 넘쳐나는 투수들이 펄펄날 때 톱타자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전통적으로 시즌 초반에서는 '투고타저' 현상이 나타나게 마련인데 공격의 선봉장인 톱타자가 얼마나 제몫을 해주느냐에 따라 팀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들이 이종범(35. 기아) 전준호(36. 현대) 정수근(28. 롯데) 박한이(26. 삼성) 등이다.
국내 프로야구판에서 내로라하는 호타준족들인 이들 4명의 톱타자는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이종범. 지난 시즌 생애 최저타율인 2할6푼에 그친 이종범은 올 시즌 기아의 키플레이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출루해 도루를 하고 날카로운 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하면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커 유남호 감독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 시범경기에서 타격 1위(0.458)에 오른 이종범은 "감이 좋다"며 올 시즌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또 시범경기에서 이미 '대도본색'을 드러내며 도루왕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전준호도 이종범에 필적할 만한 톱타자. 현대가 4차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전준호라는 부동의 톱타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전준호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팀공격에서 차지하는 몫이 상당하다. 루상에 나가기만 하면 호시탐탐 도를 시도, 상대투수와 내야진을 흔들기 일쑤고 타격도 정교하다.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나 김재박 감독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심정수가 빠져 타력이 약화된 현대 타선의 도화선인 전준호가 톱타자로서 제몫을 해 줄 경우 충분히 해볼하다는 게 현대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전준호 이종범의 대를 잇는 1번타자 정수근은 롯데의 회생여부를 가름할 선수. 지난 시즌 불미스런 일로 무기한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던 정수근은 올 시즌에 명예 회복과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빠른 발을 이용한 주루플레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뿐만 아니라 타격도 매섭다. 시범경기에서 재기의 조짐을 보인 정수근이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닐 경우 롯데의 돌풍이 정규시즌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최강 삼성의 톱타자로 나설 박한이는 이종범 전준호 정수근에 비해 발은 느리지만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파워히터. 데뷔 이후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등 웬만한 중심타선에 포진한 타자들 못지않은 장타력으로 상대투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특히 지난해 말 삼성사령탑으로 부임한 선동렬 감독이 작전야구를 선언하면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중 한 명이다. 재치있는 주루플레이가 돋보이는 박한이가 작전야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 4인의 톱타자들이 올시즌 어떤 활약을 펼질 지 여부에 따라 각팀의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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