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의 LG호, '대화가 필요하다'
OSEN 잠실=장현구 기자 기자
발행 2005.04.05 18: 13

“불펜 경쟁을 강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앞으로 이런 상황이 반복되더라도 꾸준히 위기 상황에서 불펜 투수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
5일 5-3으로 앞서다 8회 4점을 헌납하며 대어 삼성을 눈 앞에서 놓친 이순철 LG 감독은 패배의 책임을 투수진 운용에 실패한 자신에게 돌렸지만 불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이상군, 차명석 두 명의 투수코치와 긴급 미팅을 갖고 향후 운용 방안에 대해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날 이 감독의 투수 운용에 있어서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 5-3으로 앞선 8회 2사 1, 2루 상황에서 불펜에서 같이 몸을 풀던 마무리 신윤호 대신 박만채를 내보낸 것이다. 이 감독으로서는 선발 후보군인 박만채의 구위로 위기를 충분히 넘기고 9회 신윤호에게 바통을 넘겨 줘도 괜찮을 것이라는 계산이 선 듯 했다. 하지만 데이터는 의외였다.
지난해와 올 연습경기까지 심정수는 신윤호를 상대로 4타수 무안타로 철저히 눌렸다. 데이터대로라면 신윤호를 밀어붙였어도 괜찮았다. 하지만 ‘불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이 감독은 박만채를 택했다.
평소라면 이해가 갈 법도 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잠실 홈 개막전이었고 양그룹 임원진들이 총출동했으며 3만 500석을 가득 메운 팬들이 있었다. 꼭 잡아줬어야 하는 게임이었다.
지난 3일 선발 진필중을 5회 무사 1, 2루에서 강판시켰을 때도 이 감독은 “마무리였던 진필중을 선발로 돌렸더니 체력에 무리가 왔는지 공을 뿌리지 못하고 밀었다. 그래서 바꿨다”고 했다. 그러나 진필중은 후속 전상렬과 장원진에게 강했다.
이기고 싶은 생각은 이 감독이 더 간절했을 터. 그랬다면 투수코치와 투수 교체시기에 있어 보다 깊은 상의가 있었어야 했다. 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투수 교체는 이 감독이 단독으로 행하고 있다. 선수 투입과 교체에 대한 것은 감독 고유의 권한이라 뭐라 할 수 없지만 적어도 담당 코치와 대화를 나눠야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감(感)과 데이터 사이에서 감독은 무수한 고민을 한다. 데이터가 맞을 수도, 감이 확실할 수도 있다.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진다. 그래서 외로운 자리라고들 한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와 밀도 있는 상의를 통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결과에도 차이가 있다. 이 감독이 혼자 지고 가는 짐이 너무 많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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