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이강철, “야구를 나이로 하나요”
OSEN 정연석 기자 ysc 기자
발행 2005.04.06 15: 27

"야구를 나이로 합니까."
요즘 기아의 최고참 투수 이강철(39)에게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중 하나이다. 내년이면 불혹이 되는, 야구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를 의식한 발언이기는 하지만 실제 그는 지금도 앞으로 2~3년은 더 현역에서 뛸 자신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시즌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팀패배를 자초하는 수모를 당한 후 "이제 이강철이도 은퇴할때가 됐다"는 주위의 평가에 그는 펄쩍 뛰었다. 아직 선수생활을 접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둥국대 1년 선배인 한화 송진우(39. 183승)에 이어 통산 최다승(152승) 2위에 랭크돼 노장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 이강철은 예전처럼 칼날같은 제구력을 앞세워 타자들을 압도하던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노련미를 바탕으로 타자들의 속내를 훤히 꿰뚫어 보는 관록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작년 시즌 후 두 번째 FA를 선언, 기아와 계약금 1억 원, 연봉 2억 원에 재계약한 이강철에게는 올시즌이 선수생활에 가장 중요한 기로이다. 올해 성적에 따라 내년 시즌 재계약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FA계약을 하면서 이강철은 올 시즌 기대에 부응할 경우 내년 시즌에도 재계약하기로 잠정합의했다.
결국 올해가 이강철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시즌인 셈이다.
그런 그가 시즌초반부터 기아의 중간계투진의 핵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선발투수가 아닌 탓에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이강철은 기아가 개막전을 한화에 내준 후 2연승을 달리는 데 큰 몫을 해냈다.
5일 인천문학구장에서 열린 SK전은 이강철의 진가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날 이강철은 팀이 6-4로 쫓긴 7회 무사 1루에서 구원등판, 이호준에게 안타를 맞기는 했으나 다음타자 박재홍을 올시즌 첫 삼중살플레이로 처리하며 SK추격의지를 꺾었다.
8회에 삼자범퇴로 막은 이강철은 9회에 두 명의 타자를 잡아낸 후 마운드를 마무리 신용운에게 넘겨줬다. 결국 기아는 이강철의 사실상 소방수 노릇 덕분에 6-4로 귀중한 1승을 거둘 수 있었다.
2, 3일 열린 개막 2연전에서도 이강철은 100%임무를 완수했다. 2일에는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가 일찌감치 무너지는 바람에 바통을 이어받아 3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비록 팀이 패배하기는 했지만 이강철은 기대 이상이었다.
3일에는 선발 강철민을 구원, 1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이강철은 올 시즌 3경기에 출장, 벌써 2개의 홀드를 기록하며 방어율 1.35의 짠물투구를 과시하고 있다.
유남호 기아감독은 노장 이강철을 위기상황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쓰겠다는 뜻을 밝히며 그에게 큰 신뢰를 보이고 있다.
기아 마운드의 보이지 않는 힘이 되고 있는 이강철이 올시즌 내내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팀전력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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