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산동네'서 2이닝 1실점이면 수준급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5.04.07 16: 13

2이닝 1실점에 최고구속 90마일(145km)이면 만족할 만한 성과다.
시즌 직전 보스턴 레드삭스서 이적한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6.콜로라도 로키스)이 7일(한국시간)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콜로라도 데뷔전을 가졌다. 5회초 구원등판한 결과는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2볼넷 1실점.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평범하지만 장소가 로키산맥 고지대(해발 1600m)에 위치한 쿠어스 필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준급 투구로 평가받을 만하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정평이 나 있는 쿠어스 필드는 투수들이 4점대 방어율만 기록해도 대성공으로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당장 이날 경기서 김병현 외에 다른 투수들이 어떤 성적을 보였는가를 살펴만 봐도 김병현의 투구를 간접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 콜로라도 선발 투수였던 제이슨 제닝스는 4이닝 6실점으로 기록한 것을 비롯해 김병현 다음 투수인 앨런 심슨은 타자 한 명도 잡지 못한 채 5실점, 그 다음 투수인 하비에르 로페스 역시 ⅔이닝 2실점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상대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였던 애덤 이튼도 4⅔이닝 5실점 등 투수들이 한결같이 고전했다.
이처럼 투수들이 고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구장이 고지대에 위치한 탓에 공기 저항이 적어 볼끝의 움직임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콜로라도 코칭스태프는 김병현이 이적해오자마자 불펜 피칭에 나설 때 "여기선 구속은 둘째치고 볼끝의 움직이 많이 없다. 이 때문에 변화구도 밋밋해지기 일쑤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귀띔했다.
볼끝이 무뎌진 탓인지 이날 양쪽 타자들이 때린 곳은 방망이에 맞기만 하면 라이너성으로 날아가 안타가 되기 일쑤였다. 콜로라도 관계자들은 '쿠어스 필드에서는 4점대 방어율만 기록하면 최고'라고 팀 투수들을 위로하고 있을 정도다.
첫 등판서 2이닝 1실점으로 방어율 4.50을 기록한 김병현으로선 위안을 삼을 만한 투구 내용인 셈이다. 더욱이 지난해 부상이후 갑자기 저하돼 재기 전망을 불투명하게 했던 볼 스피드가 이제는 90마일(145km)까지 살아난 것을 확인, 머지 않아 전성기 때 '언히터블'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김병현으로선 첫 등판서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소가 쿠어스 필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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