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확실히 LG편이었고 선수들의 1승을 향한 집념은 더욱 무섭게 모아졌다.
안재만은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연거푸 베이스를 훔쳤고 포수 조인성은 파울 플라이를 잡기 위해 백스톱쪽으로 몸을 던졌다. 박경수도 몸을 뻗어 진갑용의 타구를 라인 드라이브로 처리했다. 선발 김광삼은 오른 검지 손톱이 깨졌지만 이를 악물고 던졌다.
이순철 LG 감독(44)이 절친한 친구 선동렬 삼성 감독(42)에게 데뷔 첫 패를 안김과 동시에 3연패 후 감격적인 시즌 첫 승을 안았다.
이 감독은 첫 승의 해법을 장기인 기동력에서 찾았다. 2-0으로 앞선 5회 선두 안재만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이 감독은 후속 조인성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하지만 두 번 연속 번트에 실패하자 작전을 바꿨다. 3구째 히트 앤드 런이 걸렸다. 조인성은 삼진, 안재만은 아슬아슬하게 2루에 안착했다.
그 다음 삼성 선발 임창용이 사이드암이라 투구 폼이 크다는 점을 노렸다. 권용관이 볼카운트 0-2로 몰렸을 때 이 감독은 안재만에게 3루 도루 사인을 냈다. 권용관은 헛스윙을 해주고 허를 찔린 삼성 포수 진갑용은 포구하자마자 3루로 뿌렸지만 안재만의 발이 빨랐다. 곧바로 임창용이 바깥쪽으로 던진 볼은 진갑용의 미트가 따라갈 수 없는 쪽으로 휘어가며 와일드 피치가 됐다. 그 사이 안재만이 홈을 밟아 3-0. 안타 없이 ‘발야구’로 쐐기점을 뽑았다. 트윈스는 7회 권용관의 중견수 앞 텍사스리거 4-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LG는 1회 박용택이 임창용의 142km 복판 높은 직구를 밀어 쳐 좌측 폴 하단에 맞는 솔로포를 터뜨려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어 4회 2사 후 이병규의 볼넷 후 클리어의 우중간 3루타로 한 점을 더 리드했다.
시범경기 삼성전에서 10실점이나 하며 혼쭐이 났던 LG 선발 김광삼은 이날만큼은 오기투로 무장하고 쾌투를 펼쳤다. 5이닝 동안 90개를 던지며 2안타에 4볼넷을 내줬으나 중요한 순간 병살타와 삼진으로 위기를 넘기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탈삼진은 5개. 특히 최대 위기였던 5회 2사 만루에서 박종호를 바깥쪽 144km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았던 장면은 이날의 압권이었다.
2년만에 선발로 돌아온 임창용은 첫 등판서 6이닝 4피안타 7탈삼진으로 잘 던졌지만 운이 없던데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 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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