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대화 코치가 사인을 내는 까닭은?
OSEN 장현구 기자 can 기자
발행 2005.04.08 11: 11

TV 중계를 통해 선동렬 감독(42)이 이끄는 삼성의 경기를 보면 낯선 장면이 눈에 스쳐간다. 감독이 아닌 한대화 수석코치(45)가 사인을 내고 있는 것이다.
6년간 동국대 감독을 역임한 한 코치가 ‘초짜 사령탑’인 선 감독의 노고를 덜어주기 위해 스스로 내는 것일까. 아니면 사인 내는 데 아직 익숙하지 않은 선 감독이 한 코치에게 작전 사인을 위임한 것일까.
22년간 프로 사령탑을 지내며 한국시리즈를 10번이나 제패한 김응룡 전 삼성 감독은 직접 사인을 냈다. 유중일 삼성 작전 코치는 3루 코처스 박스에서 눈이 빠져라 쳐다보곤 했다. 김재박(현대) 이순철(LG) 조범현(SK) 등 대부분의 감독들은 자신이 작전을 지시한다. 작전을 워낙 좋아하는 바비 밸런타인 롯데 마린스 감독은 경기 내내 손가락으로 코를 만지고 이마를 쓰다듬는 등 매순간 분주하게 움직인다.
한대화 코치는 “내가 내는 것은 주로 가짜 사인”이라며 에둘러 말한다. 하지만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드물다. 당연히 가짜 사인 속에 진짜 사인이 있다. 아주 중요한 사인의 경우 선 감독의 지시를 받아 한 코치가 낸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선 감독은 왜 직접 사인을 내지 않는 것일까.
야구인들에 따르면 이것 또한 일본풍이라는 견해가 있다. 과거 2002년 백인천 감독이 롯데를 맡고 있을 무렵 사인은 김용철 수석코치가 냈다. 호시노 전 주니치 감독, 노무라 전 한신 감독 등도 직접 사인을 내기 보다는 수석코치에게 일임했다. 감독은 전반적인 경기 내용을 분석하고 통제하되 작전 사인은 코치에게 맡긴 것이다.
야구가 근본적으로 남을 속여야 이길 수 있는 경기인 탓에 상대방을 기만하는 기술은 더욱 발전하고 있다. 덕아웃에 앉아 있는 코치들은 상대의 작전을 간파하기 위해 무단히도 애를 쓴다. 실제 상대의 히트앤드런, 번트 사인 등을 미리 알아내 재미를 보는 경우가 상당하다. 상대 작전을 읽는 능력이야말로 코치의 능력을 평가하는 또 다른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
진짜 작전 사인이 무엇인지는 철저히 감춘 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사인만 계속 보여주는 이중 작전인 셈이다. 작전 사인에서 오랜만에 부활한 일본풍은 여러모로 효용가치가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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