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강하다'.
광고 카피가 아니다. 요즘 기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시즌 초반부터 선동렬의 삼성호가 관심의 초점인 가운데 기아가 소리는 나지 않지만 간단치 않은 전력으로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개막전에서 한화에게 맥없이 무너졌지만 이후 내리 3연승, 삼성, 두산과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선발 마운드의 핵심 중 한 명인 차세대 에이스 김진우가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기아의 힘은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리만 요란했지 실속이 없었던 것처럼 보였던 게 사실. 포스트시즌에서 번번히 물을 먹어 V9의 명문 구단 다운 면모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시즌 초부터 기아는 지난해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가장 두드러진 게 투수진. 김진우가 가세할 경우 1,2,3선발은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불펜진.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놓치는 경우가 많았던 기아이지만 올해는 불펜투수들이 초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불펜의 핵 이강철은 시즌 개막 후 4경기에 모두 출전 8⅔이닝동안 단 1점만 내주며 팀 승리에 보이지 않는 기여를 하고 있다. 벌써 홀드도 2개를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7일 SK전에서 선발 최상덕이 2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조기에 강판했지만 구원투수로 나선 이동현이 5⅓이닝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타격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됐던 경기를 투수전으로 이끌었다.
이처럼 중간 계투진이 제몫을 톡톡히 해내면서 상대적으로 마무리 신용운의 부담이 훨씬 적어졌다. 유남호 감독도 올 시즌 가장 큰 골칫거리로 마무리 신용운이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점을 들었지만 중간 계투진이 효과적인 투구로 마무리에 대한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주고 있다.
7일 현재 기아가 팀 방어율 5.50으로 8개구단 가운데 6위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상승세를 타는 이유는 불펜진이 기대 이상으로 호투한 덕분이다.
여기에 주전과 백업요원의 차가 많이 줄어 들어 가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것. 상황에 따라 수시로 선수 기용에 변화를 줘 상대 투수나 벤치에게 상당한 압박감을 주고 있다.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된 김종국 대신 2루수로 나서고 있는 김민철은 철벽수비로 기아 코칭스태프의 걱정을 덜어줬다.
또 3루수 자리도 홍현우와 손지환이 번갈아 맡으며 경쟁하고 있다. 그만큼 활용 자원이 많다는 얘기다.
지난 시즌에는 주전 중 한 명이라도 부상으로 나가 떨어지면 속수무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분명 달라졌다.
또 톱타자 이종범, 2번타자 김종국을 앞세우는 발 빠른 야구가 김종국의 결장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2번타순에 기용된 이용규가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
장성호 홍세완 심재학 마해영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도 서서히 페이스를 찾고 있어 기아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기아는 오는 12일부터 광주에서 삼성을 상대로 시즌 초반 상승세의 분수령이 될 중요한 3연전을 갖는다. 이 때는 2군에 머물고 있는 김진우를 불러 올려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삼성 SK와 함께 3강으로 꼽히는 기아는 SK와의 원정경기에서 힘의 우위를 과시한 데 이어 삼성전에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경우 올 시즌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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