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에이스 배영수(24)가 현대의 벽에 막혀 2승 도전에 실패했으나 완투형 투수로 완전히 자리매김하는 데는 성공했다.
지난 2일 할머니를 여읜 슬픔을 뒤로 하고 8일 맞수 현대전에 예정대로 선발 등판한 배영수는 9이닝을 완투하며 한 경기 개인 최다인 14탈삼진을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2003년 4월 13일 대구 한화전에서 거둔 11개. 특히 9회 현대 클린업트리오인 이숭용 서튼 정성훈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을 발휘한 장면은 이날의 클라이맥스였다. 아울러 프로통산 12번째로 매이닝 탈삼진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95개를 던져 완봉승(4-0)을 거둔 데 이어 2게임 연속 완투. 111개를 던져 3안타 1볼넷만 허용하고도 2회 채종국에게 투런포를 내준 탓에 눈물을 흘렸다. 그는 9회에도 148km짜리 광속구를 뿌릴 정도로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정말 아깝다는 말 외에 다른 표현은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정말 현대를 이기고 싶었는지 모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 때 상황과 너무도 흡사했다. 10월 25일 바로 대구구장서 벌어진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서 그는 11명을 삼진으로 솎아내며 10이닝 동안 노히트노런(비공인) 피칭을 펼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8회 2사 후 박진만에게 볼넷을 내주기 전까지는 퍼펙트 피칭이었다. 당시 한 번 당했던 현대 타자들은 이날도 배영수의 컨트롤에 완전히 홀린 눈치였다.
하지만 배영수에게는 한국시리즈 8차전도 함께 오버랩됐다. 그는 당시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잘 던졌지만 실투 두 개에 울었다. 당시 심정수와 전근표가 그 실투를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시켰던 것이다. 이날 채종국은 배영수에게 당시의 악몽을 다시 안겨준 셈이다.
다시 한 번 불운을 맛봤지만 배영수는 현대 선발 캘러웨이와 멋진 투수전을 펼치며 야구의 백미를 보여줬다. 지난해 4번의 완투로 두산 레스와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였던 배영수는 벌써 두 번의 완투를 펼쳐 한동안 한국프 로야구에서 사라졌던 완투형 투수의 계보를 이을 최고의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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