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 감독, "선 감독, 한 수 더 배우고 와"
OSEN 정연석 기자 ysc 기자
발행 2005.04.08 22: 06

8일 대구에서 벌어진 삼성과 현대의 올 시즌 첫 맞대결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의 재판(?).
양 팀의 경기는 승패도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김응룡 감독이 떠난 후 명실상부한 프로야구 최고의 감독으로 평가받는 김재박(51) 현대 감독과 프로야구 최고스타 출신의 초보 사령탑 선동렬(42) 삼성 감독의 지략 대결도 흥미 거리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9차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현대에 무릎을 꿇었던 당시 수석코치 선 감독은 스승 김응룡 감독을 대신해 내심 설욕을 별렀다.
그러나 선 감독은 '여우' 감독의 높은 벽을 또 다시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 결과가 2-1로 박빙이었던 것처럼 두 감독도 보이지 않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 에이스 배영수는 채종국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지만 빼어난 호투를 했다. 1-2로 뒤진 7회말 삼성의 공격. 양준혁과 심정수가 안타와 볼넷으로 출루, 무사 1, 2루의 역전 기회를 잡았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선 감독에게는 2가지 선택의 길이 있었다. 희생번트로 주자를 2, 3루로 보낸 후 전세를 일단 뒤집거나 강공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삼성쪽으로 돌려놓는 것.
정석을 중시하던 선 감독은 그러나 희생번트 대신 다음 타자 김한수에게 강공 작전을 지시했다. 개막이후 호조의 타격 컨디션을 자랑하는 김한수가 타석에 들어섰기 때문에 택할 수 있는 무모한 배짱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김한수가 병살타로 물러났고 결국 삼성이 패배하게 된 결정적인 빌미가 됐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선 감독이 정석대로 갔다면 상황은 어떻게 변했을지 모를 일이었다.
반면 김재박 감독은 8회말 1사 2루의 동점 위기에서 불펜에서 계속 몸을 풀던 이대환 대신 마무리 조용준을 등판시키는 강수를 뒀다. 1점차 승부에서 이대환 같은 신예가 잘 버틸 수 있을 지 믿음이 가지 않았기 때문.
정규시즌에서 조용준에게 좀처럼 1이닝 이상을 던지지 않게 했던 김 감독으로서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었다.
김재박 감독이 필승의 카드로 꺼낸 조용준은 기대대로 1⅓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미묘한 차이였지만 김재박 감독과 선동렬 감독의 벤치싸움은 미세하지만 김 감독의 승리로 끝나 선 감독은 설욕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Copyright ⓒ 폭탄뉴스 www.poctan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