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기류가 뭐예요’.
14일 오전 9시5분(한국시간) 알링턴의 아메리퀘스트필드 홈구장에서 LA 에인절스를 맞아 시즌 첫 승에 재도전하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가 ‘땅볼 투수’로 변신한 덕을 톡톡히 볼 전망이다.
박찬호는 스프링캠프에서 갈고 닦은 투심 패스트볼(일명 하드싱커)이 위력을 발휘하게 됨에 따라 악명높은 알링턴 구장의 ‘제트기류’에 대해 이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아메리퀘스트필드(구 알링턴 볼파크)는 우측 내야에서 외야로 세차게 불어대는 ‘제트기류’ 때문에 좌타자들이 홈런을 쉽게 날릴 수 있는 구장으로 유명하다.
아메리퀘스트필드는 우측 외야에서 홈쪽으로 불어온 바람이 홈플레이트 뒤 관중석의 스위트룸(귀빈석)의 벽에 막혀서 다시 외야로 세차게 불어나가(제트기류) 좌타자들이 친 우익수쪽 타구가 이 바람에 실려 장타로 쉽게 연결되는 곳이다.
사실 텍사스 구단은 소속 투수들이 ‘제트기류’에 피해를 많이 보자 귀빈석을 없애고 바람이 통하도록 만드는 공사를 지난 해 실시할 계획도 있었으나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박찬호도 그동안 이 ‘제트기류’의 대표적인 희생양이었다. 강속구를 주무기로 한 ‘플라이볼 투수’였던 박찬호는 특히 좌타자들에게 홈런을 두들겨 맞으며 홈 구장 승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텍사스로 온 이후 홈구장에서 거둔 승이 지난 3년간 7승인 반면 패는 10패였다. 방어율도 평균 6점대로 전체방어율(4점대)보다도 훨씬 높았다.
물론 중간에 부상자 명단에 오랫동안 올라있는 바람에 홈구장에서 던질 기회가 많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2002년 가을 홈 승리 이후 지난 해 8월 27일 미네소타전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낼 때까지 무려 2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벅 쇼월터 텍사스 감독은 지난해까지 박찬호가 이처럼 ‘제트기류’에 맥을 못추며 홈구장 승률이 떨어지자 웬만하면 홈이 아닌 원정경기에 등판하도록 스케줄을 맞추곤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박찬호가 ‘제트기류’에 대한 걱정을 덜하게 됐다. 오렐 허샤이저 투수코치의 지시에 따라 알링턴구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무기로 장착한 투심 패스트볼이 정상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포심 패스트볼보다는 구속은 조금 떨어지지만 볼끝이 움직임이 많아 땅볼타구를 많이 양산해내는 투심 패스트볼이 있어 ‘제트기류’는 더 이상 문제가 안되는 것이다.
오히려 ‘땅볼투수’로 변신에 성공한 박찬호가 이제는 ‘제트기류’ 때문에 덕을 볼 수도 있을 전망이다. 투심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상대 투수들이 예전에 박찬호처럼 고전할 수 있기 때문에 박찬호는 승리를 따낼 기회가 더 많아지는 셈이다.
박찬호의 14일 난적 에인절스를 꺾고 홈구장 승리를 따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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