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의 담력을 평가하는 것 중 하나가 ‘타자를 맞힐 줄 아느냐’는 것이다.
뉴욕 메츠의 구대성(36)이 팀 내에서 담력 하나만큼은 최고로 인정을 받았다.
지난해까지 LG에서 용병을 담당한 뒤 이번 메츠 스프링캠프부터 구대성의 통역을 맡아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일시 귀국한 전승환 씨가 LG 트윈스의 한 관계자에게 전한 얘기다.
지난 스프링캠프 도중 열심히 불펜 투구를 하고 있던 구대성에게 릭 피터슨 투수코치가 다가가 한 마디 물었다고 한다.
“타자를 5번 연속으로 맞힐 수 있느냐?” 구대성은 지체 없이 “맞힐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피터슨 투수코치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대단하다. 최고 투수가 될 자질이 있다”며 칭찬했다고 한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한국 및 일본 프로야구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지만 구대성은 여전히 빅리그에서는 ‘신인’이다. 메츠의 투수코치는 과연 이 신인이 연속해서 타자를 맞힐 수 있을 만큼 담력이 센지 궁금했던 모양이다.
메이저리그는 빈볼 또는 몸에 맞는 볼에 대한 보복이 어느 나라보다 활성화한 곳이다. 한화에서 뛰었던 로마이어는 경기 중 상대 투수의 빈볼성 투구로 옆구리를 강타 당했는데 이후 자기팀 투수는 상대편을 향해 빈볼을 던지지 않자 덕아웃에서 난동을 피우기도 했다. 이유인즉 “우리팀의 4번 타자가 맞았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가 있는가. 이래서 무슨 팀 워크가 생기겠는가. 상대팀 4번 타자도 똑같이 맞혀야 하는 것 아니냐”며 길길이 날뛰었을 정도다.
몸쪽 공 판정에 있어 인색한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구대성은 바깥쪽 코스로 승부를 걸어야 할 판. 그런데 바깥쪽 공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몸쪽에 바짝 붙이는 공을 던져야 하고 그러다 보면 타자를 연속해서 맞히는 상황도 오기 마련이다. 빈볼이든 빈볼이 아니든 간에 타자를 맞혀야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담력을 보유한 선수는 별로 없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그런 선수는 세 손가락에 꼽기 힘들다는 게 야구계의 평가다.
몸에 맞는 공 때문에 때로는 집단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하는 빅리그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그런 공포를 이겨내고서 내 장점을 살리고 말겠다는 그런 담력인지도 모른다.
(Copyright ⓒ 폭탄뉴스 www.poctan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