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42) 삼성 감독의 지도자 복귀여부가 관심을 끌기 전의 일이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으로 있던 선 감독은 "어느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즉답을 피했다.
잠시 뜸을 들이다가 "고향팀 기아에는 선배들이 줄줄이 버티고 있어 도리상 가기가 힘든 것 아니냐"며 말문을 열었다. 당시 기아는 김성한 감독이 이끌고 있었다. "삼성은 어떠냐"는 질문에 잠시 망설이다가 "고향팬들이 별로 달가워 하지 않을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 감독은 "서울팀을 맡는 게 가장 이상적일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상당히 수긍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선 감독은 결국 고향팀도 아니고 서울 연고팀도 아닌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 그가 사령탑으로 취임한 후 12일부터 광주에서 친청팀 기아와 첫 3연전을 갖는다. 선 감독은 "그저 126경기 중 3경기일 뿐이다"는 말로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부담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기아와의 3연전은 이래저래 관심을 끌만한 요소들이 적지 않다. 우선 기아 유남호 감독은 선 감독과 한대화 수석코치가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 때 김응룡 감독 밑에서 코치로 있었다. '사부'나 다름없는 셈이다.
뿐만 아니다. 지금 기아의 코칭스태프로 있는 인물들도 하나 같이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이 있다. 또 현역으로 뛰고 있는 이강철 이종범은 절친한 고교 후배들이다. 이강철은 선 감독이 일본으로 진출하기 이전까지 원정 때 한방을 썼던 룸메이트.
또 이종범은 해태시절에 이어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한솥밥은 먹은 사이이다.
이러다 보니 선 감독은 기아와의 3연전이 적지않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 감독은 "인간관계는 인간관계이고 승부는 승부다"라는 말로 양보없는 일전을 다짐하고 있다.
삼성은 일단 초반 기세가 좋다. 비록 두산에 1게임차로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삼성과 격돌했던 팀 관계자들은 한결 같이 "역시 삼성이 최강"이라고 말한다. 이번주 삼성은 기아와의 주중 3연전에 이어 SK와 주말 3연전을 갖는 등 상대팀들이 만만치 않다. 두 팀 모두 삼성과 함께 3강으로 꼽힐 만큼 전력이 탄탄하다.
이 때문에 기아와의 주중 3연전 결과에 따라 삼성이 초반에 치고나갈 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 날 가능성이 많다.
잘 나가던 기아가 지난 주말 두산전에서 2경기를 내리 내줘 다소 기세가 꺾였지만 삼성을 제물로 삼아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타도 삼성'의 선봉장은 역시 이종범이다. 선 감독도 기아의 강점을 이종범을 앞세운 '뛰는 야구'라고 평가할 정도로 이종범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기아도 삼성전에 대비, 그동안 2군에 머물던 김진우를 1군 엔트리에 포함시켜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기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는 것이다. 올 시즌 잔뜩 기대를 모았던 4번타자 홍세완과 5번이나 6번으로 기용되는 마해영이 영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은 이종범과 장성호 덕분이다. 결국 삼성과의 라이벌전에서 기아가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홍세완과 마해영의 부활이 절대적이다.
삼성도 배영수 임창용 등 최고투수들을 앞세워 기아전에서 2승1패로 우위를 점한다는 생각이다. 두팀의 팀 컬러로 볼 때 선발투수들이 얼마나 제몫을 해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고 보는 삼성 코칭스태프는 배영수와 임창용이 나서는 경기는 반드시 잡겠다는 생각이다.
어차피 양준혁 심정수 김한수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물론 1번부터 9번까지 언제든 한방을 때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투수들이 기아타선을 3,4점이내로 봉쇄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올 가을잔치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삼성과 기아의 광주 3연전은 기아나 삼성모 두에게 올 시즌 초반 팀 분위기를 좌우할 중요할 일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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