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0점대 방어율 꿈이 아니다"
OSEN 정연석 기자 ysc 기자
발행 2005.04.15 13: 04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04시즌 골든글러브시상식. 11월9일 삼성의 사령탑으로 취임한 선동렬 감독으로부터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배영수(24. 삼성)는 "선 감독님의 각종 기록을 다 갈아치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말을 들은 많은 야구인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다소 당찬포부를 밝힌 배영수의 굳은 각오가 대견스럽기도 했지만 설마 배영수가 대스타 선동렬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의 표시이기도 했다.
하지만 배영수의 포부가 단지 구두선으로 끝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각종 기록이 세워졌지만 아직까지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있는 게 몇 개 있다. 그 중에서도 선동렬의 한 시즌 0점대 방어율, 박철순의 22연승, 장명부의 한 시즌 30승은 사실상 영구불멸의 대기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심스럽게 배영수가 이 중 하나를 갈아치울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선동렬의 시즌 0점대 방어율이 그 것. 선동렬 감독은 현역시절 모두 세 차례 0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86년 0.99, 87년 0.89, 93년 0.78. 3점대만 되어도 뛰어난 투수라고 평가받는 마당에 세 번이나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것은 전세계 야구사에도 전무후무한 일이다.
배영수가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으로 치부되던 사부 선동렬 감독의 0점대 방어율에 충분히 도전해볼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4일 현재 배영수의 방어율은 0.72. 3경기에 선발로 나서 한 차레 완봉승을 거두는 등 25이닝 동안 단 2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8일 대구 현대전에서 채종국에게 불의의 투런홈런을 맞은 게 유일한 실점 기록이다. 비록 이날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9이닝 동안 삼진을 14개나 잡아내 타선의 도움만 받았다면 충분히 완투승을 거둘 수 있었다.
경기내용을 들여다보면 배영수의 진가를 알수 있다. 배영수는 25이닝 동안 85명의 타자를 상대로 단 10안타만 허용했다. 8.5타석에 한 개꼴이자 3이닝에 평균 1개정도의 안타밖에 맞지 않고 있다.
그만큼 배영수의 구위가 위력적이라는 반증이다.
또 3경기에서 볼넷은 단 한개도 없고 몸에 맞는 볼 1개만 내줬다. 투수의 생명인 제구력이 거의 완벽에 가깝다는 얘기이다.
시속 150km대의 강속구에 타자 내외곽을 찌르는 절묘한 제구력. 선동렬 감독의 현역시절 모습과 흡사하다.
선동렬이 0.78의 한 시즌 최저방어율을 기록한 후 0점대 방어율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는 조계현(전 해태). 조계현은 95시즌에 한때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1.71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후 96시즌 구대성(당시 한화.1.88) 97시즌에 김현욱(당시 쌍방울.1.88) 98시즌에 정명원(당시 현대.1.86) 등이 0점대 방어율에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정명원을 끝으로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선수조차 나오지 않고 있는가운데 배영수가 올시즌 0점대 방어율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선발로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배영수의 0점대 방어율 진입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는 이유는 그가 갈수록 위력적인 볼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타자들이 직구인줄 알면서도 헛스윙하기 일쑤일 정도 그의 볼에는 힘이 붙어 있다.
또 지난해 17승을 거두면서 자신의 볼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어느 타자와 상대해도 주눅이 들지않고 배짱도 두둑해졌다.
뿐만 아니라 경기 운영능력도 배가 돼 위기상황에서도 좀체 흔들리지 않는다.
"국내에도 배영수같은 투수가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는 김재박 현대감독의 말처럼 배영수가 올 시즌 선동렬 감독의 0점 대방어율을 재현할 수 있을 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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