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의 재기 원동력은 '송진우 따라하기?'
OSEN 정연석 기자 ysc 기자
발행 2005.04.18 15: 18

2005년 한국 프로야구 연감을 들춰보면 한화 정민철(33)이 얼마나 대단한 투수인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2004시즌까지 정민철은 통산 다승 4위(127승) 완투승 7위(48승) 완봉승 2위(19승) 탈삼진 4위(1400개).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뛰어난 성적이다.
하지만 정민철은 지난해 6패만 기록하고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부상 후유증으로 고작 13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한 탓이기도 하지만 국내 프로야구의 간판투수 중 한 명인 정민철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이 때문에 많은 야구인들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정민철을 주목했다. 아직도 한창 뛰어야 할 정민철이 올 시즌에 재기하지 못할 경우 평범한 투수로 전락할 게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정민철이 지난 17일 현대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완전 부활을 예고했다. 18일 현재 3경기에 등판 2승을 기록 중이다. 방어율도 3.86으로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다.
정민철이 이처럼 재기의 발판을 다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팀 선배 '송진우 따라하기'. 정민철은 한창때 150km 전후의 불같은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로 상대 타자들은 압도했다. 칠 테면 치라는 식으로 던지는 배짱 투구에 내로라하는 타자들도 나가 떨어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제 정민철에게서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타자들을 윽박지르기 보다는 완급을 조절하는 두뇌피칭으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하고 있는 것이다.
팀 선배 송진우가 데뷔 초기 빠른 볼과 배짱을 앞세워 정면 승부로 이름을 날리다가 나이가 들면서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연 것과 비슷한 과정이다.
정민철은 17일 현대전에서 직구 최고구속이 143km에 불과했지만 90km대 초 슬로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며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예전에는 속구로 삼진쇼를 벌이곤 했지만 이젠 달라졌다.
올 시즌 3경기에서 정민철이 70타자를 상대로 삼진을 잡아낸 것은 단 7차례뿐이다. 2000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대표적인 '닥터 K'였던 정민철이지만 이제는 기교파 투수로 변신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민철의 변신은 대성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정민철도 아직 완투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지만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민철이 올 시즌 목표로 삼고 있는 10승 이상을 올려 실추된 자존심을 다시 한 번 곧추세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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