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박용택, '2번이 잘 안맞나봐'
OSEN 장현구 기자 can 기자
발행 2005.04.26 16: 02

‘우리는 2번이 잘 안 맞나봐!’
고려대 동기인 최희섭(26ㆍLA 다저스)과 박용택(26ㆍLG 트윈스)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답답해하는 모습이다. 2번 타자 ‘테이블 세터’라는 새 옷이 조금은 부담스러워 보인다.
빠른 발과 타격 센스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2번 타자로 낙점 받은 박용택은 그러나 마구 나가는 방망이에 ‘아니올시다’라는 비판여론이 쏟아지고 있고 최희섭도 올 시즌부터 2번 타자로 기용되면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출루율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플로리다 말린스의 5, 6번 중심타선으로 기용됐던 최희섭은 4월 한 달간 4할 1푼 9리의 높은 출루율을 기록했다. 61타수 18안타(.295), 그 중 홈런 9개를 쏘아 올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던 그는 볼넷도 12개나 얻어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그의 올 시즌 볼넷은 불과 5개. 전년도 동기간과 비교했을 때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26일 애리조나전까지 15게임에서 45타수 9안타. 결장한 게임도 있었으나 2번 타자이기에 타석에 들어서는 횟수는 지난해를 능가할 예정이라고 추산하면 볼넷을 얻어내는 수치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타율도 겨울 2할에 머물고 있어 자동적으로 출루율이 하락하고 있다. 치겠다는 욕심이 앞서면서 전체적인 선구안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희섭의 경우 짐 트레이시 감독, 팀 월락 타격 코치의 조언에 따라 공을 기다리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쪽으로 타격 태도를 바꿨는데 문제는 공격적인 타격이 출루율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타자는 무조건 쳐야 하고 투수는 맞으라고 있는 직업’이라고들 한다. 모두 투타의 공격성을 강조하고 있는 말인데 타자는 적극적인 스윙만이, 투수도 얻어 맞을 각오로 공격적인 피칭을 해야 만이 모두 자신의 기량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말대로라면 최희섭의 ‘치겠다는 의지’는 칭찬받아 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2번 타자에게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 도리어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는 볼넷으로 돌파구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나 아직까지 최희섭의 방망이는 치는 쪽에 치중하고 있다.
이순철 감독으로부터 “아마추어적인 습성을 버려야 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말을 듣기도 했던 박용택도 2번 타순에서 볼을 기다리지 못하고 마구 때리는 바람에 출루율과 타율 하락을 자초했다.
중심타자 출신인 그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때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겠지만 볼카운트 상황에 따라 때리고 참는 공부가 아직 덜 됐다는 게 주변의 평가. 볼을 기다리는 게 초조하다 보니 비슷한 공이 오면 방망이가 마구 나가는 케이스다. 이 감독은 “용택이가 참아줄 때는 참아 줘야 하는데 무조건 좋다고 방망이를 내다 보니 어려울 때가 많다”고 하소연한다.
현대 야구에서 중요한 타순으로 평가 받는 ‘2번’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음을 두 선수를 통해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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