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역시 흐름의 경기였다. 한 경기에 많으면 세 번 온다는 찬스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살리느냐에 따라 그날의 승패는 결정된다.
27일 삼성과 LG가 맞붙은 대구구장. 3-0으로 리드하던 삼성의 7회말 공격. 삼성 박한이가 바뀐 투수 이승호에게서 중전 안타를 빼앗은 뒤 폭투 때 2루까지 도달했다. 박종호가 볼넷을 얻어 1사 1,2루. 다시 이승호의 폭투가 나와 1사 주자 2,3루의 쐐기점 찬스를 맞았다.
그러나 김종훈의 3루 땅볼 때 박한이가 홈에서 횡사한 뒤 김재걸이 삼진 아웃을 당하면서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잘 넘긴 LG에 기회가 왔다.
LG는 돌아선 8회 공격서 선두 정의윤과 이종렬이 연속 안타를 때리면서 곧바로 무사 1,2루의 찬스를 잡았다. 대타 조인성이 삼성 구원 강영식의 2구를 받아쳐 좌중간 안타로 정의윤을 불러들였고 중계 플레이가 어수룩한 사이 조인성은 2루에 안착, 무사 2,3루의 동점 찬스로 연결됐다.
확실한 동점 작전을 노리던 이순철 LG 감독은 후속 권용관에게 스퀴즈를 지시했다. 번트로 한 점을 뽑고 후속 클리어에게 동점타를 노리는 전략이었다. 더군다나 삼성은 아예 스퀴즈 대비도 못한 상태였다. 허를 찌르는 좋은 작전이었으나 성패는 선수의 작전 수행 능력에 달린 것.
권용관은 바뀐 투수 오승환의 3구째에 번트를 댔으나 투수 앞에 뜬 공으로 잡혔고 홈을 쇄도하던 이종렬까지 횡사당하면서 졸지에 2사 2루로 상황은 돌변하고 말았다. 다시 분위기는 자연스레 삼성 쪽으로 흘렀다.
동점을 내줄 위기를 한 점을 막은 삼성은 8회말 공격에서 선두 양준혁의 중견수 앞 텍사스리거 안타에 이은 심정수의 좌월 투런포로 확실한 쐐기를 박았다. 미묘한 상황에 따른 분위기의 반전이 이닝마다 이어지면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래서 야구는 멘털 스포츠라고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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