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싱커' 박찬호냐, '너클볼러' 웨이크필드냐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5.04.29 08: 38

알링턴의 아메리퀘스트필드에서는 '하드싱커'가 정답이다.
이말은 오렐 허샤이저 텍사스 레인저스 투수코치의 지론이다. 지난 2003시즌부터 텍사스 투수코치를 맡고 있는 왕년의 최고투수출신인 '불독' 허샤이저 코치는 "알링턴 구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투심 패스트볼(일명 하드싱커)을 던져야 한다"며 모든 텍사스 투수들에게 이 볼을 익힐 것을 주문하고 있다.
허샤이저 코치의 이 지론은 지난해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의 지도를 받아들여 포심 패스트볼강속구 대신에 투심 패스트볼로 마이너리그에서 재무장한 라이언 드리스는 일약 텍사스 에이스로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시즌 출발을 마이너리그에서 했다가 시즌 초 캘러웨이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대신 빅리그 선발로 올라온 드리스는 이후 싱커를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제트기류가 있어 콜로라도 덴버의 쿠어스필드와 함께 '투수들의 무덤'으로 정평이 나 있는 알링턴 구장에서 드리스는 싱커로 땅볼 타구를 양산해내며 시즌 14승 10패, 방어율 4.20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덕분에 올해는 제1선발로 시즌을 출발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 시즌은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2승 2패, 방어율 6.25로 부진하지만 텍사스 투수진에 '싱커 성공기'를 쓴 주인공이다.
드리스의 성공 본보기와 허샤이저 코치의 주문에 따라 지난해부터 투심 패스트볼을 본격적으로 던지기 시작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올해는 신무기로 완전장착에 성공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어 제칠 태세이다. 지난 겨울부터 투심 패스트볼을 꾸준히 갈고 다듬은 박찬호는 이제는 '투심 패스트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공을 낮게 제구할 수 있게 됐다'며 광속구와 함께 타자들을 요리할 무기로서 투심 패스트볼을 집중 구사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따라서 30일 오전 9시5분(한국시간) 알링턴의 아메리퀘스트필드 홈구장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시즌 3승에 도전하는 박찬호는 상대 선발인 팀 웨이크필드와 '싱커' 대 '너클볼'의 맞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웨이크필드는 빅리그 최고의 '너클볼러'로 유명하다. 실밥을 손톱으로 찍어잡고 던지는 너클 볼은 구속은 70마일대(110km)로 빠르지 않지만 움직임이 변화무쌍하다. 던지는 투수는 받는 포수조차 볼이 어디로 갈지 모를 정도다.
너클 볼 하나를 갖고 지난 10년간 보스턴에서 터줏대감으로 군림하며 114승을 올린 웨이크필드는 그러나 '제트기류'의 알링턴 구장에서는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 3년간 알링턴 구장 성적이 1승 2패, 방어율 3.05으로 평범하지만 3번 등판서 모두 홈런포를 허용했다. 텍사스 타자들의 노려치기에 한 방씩을 허용한 것이다.
과연 이번 대결에서 박찬호의 '싱커'가 위력을 발휘할 것인지, 아니면 웨이크필드의 '너클볼'이 타자들을 농락할 것이지 지켜볼 일이다. 팬들에게는 둘의 대표 구종 대결은 또다른 흥미거리이다. 어떤 구종이 알링턴에서 더 우위를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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