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보내라.'
5일 오전 4시35분(이하 한국시간) 적지인 오클랜드의 매카피 칼리세움에서 열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서 시즌 4승 사냥에 나서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에게 내려진 구단의 '특별당부사항'이다.
3일부터 오클랜드 원정 3연전에 나서는 텍사스 레인저스는 오클랜드 극성팬들들의 야유에 말려들지 말것을 선수단에 신신당부하고 있다. 텍사스 선수단은 지난 해 9월 13일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이 한창일 무렵 야유를 보내던 오클랜드 팬들과 불펜투수들이 집단으로 난투극을 벌이는 불상사를 빚었다.
그결과 사건에 연루됐던 프랑크 프란시스코, 더그 브로케일 등 불펜투수들은 곧바로 출장정지 징계를 당한 것은 물론 현재도 소송에 휘말려 있다. 프란시스코가 던진 의자에 코뼈가 부러진 한 여성이 선수들과 텍사스 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최근에 제기했다.
당시 사건의 빌미는 오클랜드의 극성팬들에게 있었다. 오클랜드 구장은 대부분의 구장들과 달리 불펜이 관중석과 바로 붙어 있는 탓에 불펜옆에 자리잡고 있던 피해자 여성의 남편 등이 불펜투수들에게 상스런 욕설 등으로 야유를 보내면서 발생했던 것이다.
불펜투수 브로케일은 '그날이 어머니의 생일이었는데 피해자 남편이 어머니와 관련된 욕을 했다. 안전요원에게 제지를 요청해 4번 정도 그만하라고 했지만 허사였다'고 밝혔다.
이 사건이 이후 양쪽 선수단은 빈볼시비 등으로 라이벌 감정이 극에 달하는 등 예민한 상태이다. 오클랜드 구장은 이번에는 불상사 재발을 막기 위해 안전요원을 더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라이벌 의식이 강한 오클랜드 팬들의 야유를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결국 텍사스 선수단은 라이벌 팬들이 사기를 꺾으려고 떠들어대는 야유에 신경쓰지 않고 경기에만 몰두하는 수밖에 없다. 이점은 5일 선발 등판하는 박찬호도 마찬가지이다.
박찬호도 LA 다저스 시절 팀동료들과 함께 상대편 선수들과 집단몸싸움을 벌이는 등 한때는 '열혈청년'이었기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팬들의 야유에 반응하게 되면 결국 그들의 수에 말려들면서 승리를 따내기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마운드에서 맞설 오클랜드 타자가 제1의 적, 실책 등 동료들의 보이지 않는 실수가 제2의 적이라면 적지의 극성스런 팬들의 야유는 제3의 적인 셈이다. 이번 오클랜드전에서는 '제3의 적'인 팬들의 극성스런 응원에 말려들지 않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한창 물이 오르고 있는 구위로 재무장한 박찬호가 오클랜드 팬들의 야유를 실력으로 한 방에 잠재우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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