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승팀 현대가 바닥권에서 헤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런 질문을 받는 전문가들의 답은 엇비슷하다. 십중팔구는 심정수, 박진만의 공백에 투수력이 현저하게 약해졌기 때문이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한꺼풀 벗겨보면 특급 소방수 조용준(26)의 부진 탓도 크다. 올 시즌 2002년 이후 3년만에 구원왕 복귀를 노리던 조용준이 최근 들어 불지르는 소방수로 전락했다. 3일 현재 겉으로 드러난 조용준의 성적표는 평년작. 10경기에 나서 1구원승 4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방어율은 3.00. 하지만 최근 등판한 3경기의 내용을 따져보면 현역 최고의 소방수라는 조용준의 명성은 온데 간데 없다. 지난 3일 기아전에서 조용준은 4-4이던 9회말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주자는 1사 2루. 등판하자마자 김종국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조용준은 장성호에게 결승타를 얻어 맞았다. 비록 조용준의 자책점은 아니었지만 장성호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팀의 4-5 패배를 자초했다. 지난달 28일 롯데전도 마찬가지. 4-4이던 9회에 등판한 조용준은 1사 2루에서 잇따라 볼넷 2개를 내준 후 정수근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믿었던 조용준이 무너지면서 현대는 4-5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24일 LG전은 조용준에게 치욕적인 경기였다. 5-3으로 앞서고 있어 승리를 목전에 뒀던 현대는 조용준이 8회 구원등판했으나 2점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9회초 팀타선이 터져 2득점 7-5로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으나 9회말 또다시 2실점하는 바람에 다잡았던 승리를 날려버렸다. 현대 코칭스태프는 조용준이 이처럼 부진하자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앓고 있다. 팀 사정상 조용준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 투구 밸런스가 무너져 페이스가 흔들리고 있는 조용준에게 잠시라도 휴식의 기회를 줄 수도 없는 입장이다. 에이스 정민태가 복귀, 한 시름 덜었던 현대는 전혀 예상치못한 조용준의 부진 때문에 애만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Copyright ⓒ 폭탄뉴스 www.poctan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