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인 성적 1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선수가 하나 있다.
SK의 중간 계투 요원 위재영(33)이다. 선발 투수도 아니고 마무리 투수도 아닌 위재영은 3일 현재 내로라 하는 투수들을 제치고 당당히 방어율 1위에 올라 있다.
지난 3일 한화전에서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방어율이 1.71로 낮아져 올 시즌 강력한 방어율왕 후보 배영수(삼성, 1.77)를 제치고 톱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간한 올 시즌 가이드북에는 위재영의 이름이 없다. 지난 시즌이 종료된후 친정 팀 현대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후 고향 팀 SK 유니폼을 입기로 돼 있었으나 어깨 이상으로 계약이 미뤄지면서 뒤늦게 선수등록을 했기 때문이다.
졸지에 '얼굴 없는 사나이'가 되어버린 위재영은 시즌 개막 직전 가까스로 SK와 계약에 성공, 재기의 의지를 불태웠다.
현대 시절 선발 요원으로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팀에 없어서는 안될 투수였던 위재영은 그러나 지난시즌 고작 1승밖에 올리지 못해 버림을 받았다.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후에도 SK 외에는 관심을 보이는 팀이 없었다. 그만큼 그의 가치를 인정하는 팀이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위재영은 올 시즌 들어 기대 이상으로 분전하며 팀 불펜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완급을 조절하는 노련미와 뛰어난 제구력을 앞세운 위재영은 지난달 24일 롯데전에서 1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된 것을 제외하고는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제몫을 다했다.
시즌 초반 '짠물투구'로 재기에 성공한 위재영이 방어율왕에 오를지 여부는 미지수다. 배영수라는 걸출한 투수가 버티고 있는데다 바르가스(삼성, 2.23) 염종석(롯데, 2.34) 스미스(두산, 2.52) 이용훈(롯데, 2.94) 등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들이 방어율 경쟁에서 득세하고 있는 가운데 중간 계투 요원으로 유일하게 방어율 5걸에 올라 있는 위재영은 95년 프로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개인 타이틀을 획득한 적이 없다. 20경기 이상 치러진 시점에서 방어율 1위에 이름을 올린 것도 생애 처음이다.
그런 그가 2001년 박석진(당시 롯데) 이후 4년만에 중간 계투 요원으로 방어율왕에 등극할 수 있을지 흥미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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