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잊었다. 오로지 팀의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만 생각하겠다”.
‘투르크 전사’ 이을용(터키 트라브존스포르)이 지난 10일 발표된 국가대표팀 명단에서 또 다시 제외돼 본프레레 감독과의 지독한 '악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바레인과의 친선경기 이후 한 번도 부름을 받지 못했으니 벌써 10개월째. 아예 고려 대상에서조차 제외된 모양새여서 날이 선 이을용 특유의 왼발 크로스를 그리워 하는 축구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을용은 베테랑답게 트라브존스포르의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진출에 대한 기대로 마음을 다잡고 있다. 그는 본사와의 국제전화에서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던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대표팀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없다. 연연해 하지도 않겠다. 나에게는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가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을용은 본프레레 감독의 외면과는 대조적으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터키 사령탑을 맡았던 귀네슈 트라브존스포르 감독에게는 애정을 독차지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을용의 매니지먼트사인 ‘오앤디’ 김양희 대표는 지난달 21일 갈라타사라이와의 FA컵 4강전에서 당한 발목 부상으로 최근 슈퍼리그에서 3경기 연속 결장 중인 이을용의 조기 귀국을 구단측에 요청했다. 귀네슈 감독의 방침은 ‘절대 불가’였다. 챔피언스리그 본선진출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남은 3경기 중 단 한 경기에만 나설 수 있어도 그를 보내줄 수 없다는 것이 귀네슈 감독의 뜻”이라고 말했다.
현재 트라브존스포르는 터키 슈퍼리그에서 3경기를 남겨둔 채 2위인 갈라타사라이를 승점 5점차로 추격하고 있다. 내년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 티켓이 2위에게까지 주어지기 때문에 남은 경기 전승을 한 뒤 갈라타사라이의 부진을 기대해야 할 처지. 그러나 희망을 끈을 놓기는 아직 이르다.
한편 이을용이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하는 이유와 관련해 팬들의 궁금증은 크다. 그 동안 대표팀과 터키 리그에서 보여준 그의 기량은 대표급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 2003년 동아시아연맹컵 중국전에서 이을용이 상대 선수의 뒤통수를 가격한 기억을 잊지 못하는 일부 팬들은 혹시 대표팀 내에서 경기 외적인 문제로 눈밖에 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다. 김양희 대표는 이런 궁금증에 대해 “본프레레 감독이 원하는 선수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신우 협회 기술위원회 부위원장의 설명은 약간 의외다. 그는 이을용의 최근 잇단 대표팀 탈락과 관련, “이을용의 기량은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상대 선수의 뒤통수를 때린다든지 하는 태도 등의 측면에서 성숙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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