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두산 롯데의 1~3위 비결은 '사인 없는' 야구
OSEN 대구=장현구 기자 기자
발행 2005.05.11 15: 11

선동렬 삼성 감독, 김경문 두산 감독, 양상문 롯데 감독. 프로야구 3강을 구축한 3인의 사령탑이 상승세를 타는 이유가 있다. 바로 경기 중 사인을 잘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수들에게 맡기는 믿음의 야구를 구사한다는 점인데 곧 신뢰의 야구가 승률 높은 야구로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
시즌 전 야구 전문가들은 최강 라인업을 구축한 삼성이 한국시리즈 제패를 위해 필요한 나머지 한 가지는 대부분 벤치 능력으로 내다봤다. 선동렬 삼성 감독도 초보, 동국대 감독을 역임했지만 한대화 코치도 '시어머니'인 수석코치 자리는 처음이었다. 지난해 삼성 사령탑 부임 후 첫 경기였던 대만 슝디 엘리펀츠와의 친선전에서 선 감독은 사인 내는 게 어색해 한 코치로부터 핀잔 아닌 핀잔(?)을 듣기도 했다. 선 감독 자신도 “영 낯설다”며 웃음을 짓곤 했는데 정규 시즌 30게임이 지난 현재 초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음을 입증하고 있다.
삼성의 한 코치는 “노련한 감독일수록 작전을 내지 않는다. 김응룡 전 감독, 강병철 전 감독, 김인식 감독 등 베테랑 감독들은 경기 중 사인 내는 비율이 적다. 왜냐면 작전이 성공할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점수를 내기 위해 작전을 걸지만 상대방에게 간파를 당하고 더블 아웃될 가능성도 높다. 결국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인을 내는 일이 적다”고 진단한다. 그는 경기 중 상대 벤치의 작전을 유심히 읽고 분석하는 일을 한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답답할 정도로 번트 사인을 내지 않았던 김경문 감독은 올해도 좀처럼 사인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해 초보 감독이었던 양상문 감독은 사인을 수도 없이 내곤 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역시 사인을 내는 비율이 떨어졌다.
야구인들은 경기 중 사인이 필요 없는 야구는 과거 해태의 야구였다고 말한다. 선수들이 스코어나 주자 상황에 따라 알아서 배팅하는, 그야말로 작전이 무의미한 야구였다는 얘기. 선수들이 알아서 풀어가는 능력이 성숙되면 벤치의 사인은 사실상 필요가 없다.
“감독이 잘해서 이기는 경우는 5경기에 불과하다”는 래리 보와 전 필라델피아 필리스 감독의 말처럼 작전보다는 벤치는 용병술로 평가 받는다.
반면 기아 LG 등 하위권팀들의 경우 현재 작전 구사율이 많다. 선수들은 경기를 풀지 못하고 벤치는 돌파구 마련을 위해 작전을 걸고, 선수는 다시 그 작전에 갇히고 마는 악순환이 거듭되며 승패와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Copyright ⓒ 폭탄뉴스 www.poctan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