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야단 안 칠 테니 맘껏 훔쳐라!'
OSEN 대구=장현구 기자 기자
발행 2005.05.12 12: 24

뛰지 말라는 사인은 내도 뛰어라는 사인은 내지 않는 게 요즘 야구 추세다. 선동렬 삼성 감독(42)도 마찬가지다.
팀 타율(.294)과 팀 방어율(3.20)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이 팀 도루에서도 20개로 3위에 랭크돼 있다. 전통적인 느림보 군단이라는 오명을 뒤로 하고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득점력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톱타자 강동우가 2개, ‘걸사마’ 김재걸이 3개, 조동찬이 3개, 박종호 박한이가 각각 2개, 심정수 양준혁도 1개씩을 훔쳤다. 특별히 빠른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집단적으로 기회만 생기면 뛰고 있는 점이 다른 팀과 차이점이다.
특히 전임 김응룡 감독 시절 주눅 든 플레이로 빛을 보지 못했던 김재걸과 강동우의 분전이 돋보인다. 12일 현재 3할 5푼 2리, 3할 4푼 3리의 고타율로 각각 타격 랭킹 2위, 5위를 마크 중인 이들은 예전보다 자신감 있는 주루 플레이로 삼성의 뛰는 야구를 이끌고 있다.
김응룡 전 감독도 도루는 주자에게 맡겼던 타입. 하지만 도루가 실패했을 경우 응분의 대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성공하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실패하면 덕아웃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유무언의 압력이 쏟아졌다. 도루의 환희보다 실패의 두려움이 앞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강동우와 김재걸은 도루는 물론 번트, 대타 작전 등에서 한 번의 실패 탓에 영원히 신뢰를 잃었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선 감독이 부임한 이후 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야생마처럼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다. 선 감독은 그 비결로 “도루를 실패하더라도 다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기(氣)’를 확실히 불어넣어 주고 있다고나 할까. 김재걸은 도루자가 6개로 성공한 횟수의 두 배에 이른다. 그럼에도 꾸준히 훔치려고 노력하는 까닭은 선 감독의 든든한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팀 도루 50개로 현대 전준호(53개)의 한 사람 도루 숫자에도 못 미쳤던 삼성이 볼과 30경기가 갓 지난 상태에서 20개나 성공했다는 점은 분명 놀라운 일이다. ‘맘껏 뛰어라! 보복(?)은 없다’는 선 감독의 부추김이 삼성의 팀 최다 도루 경신으로 연결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의 시즌 최다 도루는 1989년 기록한 159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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