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당착에 빠진 짐 트레이시 감독
OSEN 로스앤젤레스=손지석 기자
발행 2005.05.16 09: 06

플래툰시스템의 철저한 신봉자 중의 하나인 LA 다저스 짐 트레이시 감독의 지도력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상대 투수가 우완이냐 좌완이냐에 따라 주전 라인업을 수시로 바꾸는 트레이시 감독 작전의 맹점은 16일(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트레이시 감독은 브레이브스와의 3연전 중 첫 두 경기에서 상대 투수로 좌완 호라시오 라미레스와 마이크 햄턴이 선발로 출정하자 최근 다저스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최희섭을 과감하게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날 브레이브스의 에이스인 팀 허드슨이 선발로 출전하자 트레이시 감독은 최희섭을 단골 타순인 2번타자 대신 7번타자로 출전시켰다. 2번에는 멕시코 프로야구 출신으로 3루수인 오스타 로블레스를 내세웠다.
최희섭의 경우 좌투수가 나올 때 선발로 나서는 사엔즈가 만만치 않은 타격을 보이고 있어 트레이시 감독이 고집스레 플래툰시스템을 밀고 나가고 있지만 타격감이 떨어지고 경험도 일천한 로블레스를 부상자명단에 오른 호세 발렌틴 대신 주전 3루수로 기용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다저스 벤치에는 전날 최희섭 대신 주전 1루수로 출전해 3타수 2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올메도 사엔즈(3할3푼9리)와 마이크 에드워즈(3할6푼)가 3루로 출전할 수 있었지만 우타자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주전으로 나설 기회를 박탈 당했다.
로블레스는 멕시코 시티 블루 데블스라는 팀에서 3할9푼 4홈런 21타점을 올려 멕시코리그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빅리그에 발탁되는 행운을 누린 선수다. 그러나 아직 빅리그에 적응하지 못한 로블레스는 이날 4타수 무안타의 빈공에 그치며 시즌 타율이 5푼9리(17타수 1안타)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이날 3회말 무사 1, 2루에서 미숙한 보내기번트를 대 선행주자가 3루에서 아웃이 됐고, 6회 2사 만루에서는 1루 땅볼로 물러나 그를 2번타자로 중용한 트레이시 감독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결국 트레이시 감독은 2-5로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상대 마무리 투수인 댄 콜브가 우완임에도 로블레스를 빼고 사엔스를 대타로 기용, 선수 기용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한 셈이 됐다.
현재 다저스 라인업 중 상대 투수와 상관없이 거의 매경기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 선수는 1번 이스터리스, 3번 J D 드류, 4번 제프 켄트, 5번 밀튼 브래들리 등 4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트레이시 감독의 플래툰시스템으로 나머지 4명의 야수들은 타격감과는 상관없이 모두 반쪽짜리 선수로 전락, 타선의 짜임새가 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하나의 모순은 투수 기용에서도 드러난다. 트레이시 감독은 이날 선발로 나서 5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하던 선발 스캇 에릭슨이 6회초 투런홈런을 맞자 투구수가 64개에 불과했지만 이어진 말 공격에서 대타로 교체시켰다.
7회초 브레이브스의 선두타자는 오른쪽 타자인 앤드류 존스였지만 트레이시 감독은 좌완 윌슨 알바레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결국 존스는 알바레스로부터 이날 결승홈런을 빼앗으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자신이 신봉하는 플래툰시스템에 충실히 따른다면 슬러거인 존스를 상대로 좌완 투수를 올렸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과연 트레이시 감독이 언제쯤 플래툰시스템이란 자가당착에서 벗어나게 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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