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무기였다. 구위가 위력적이지 않으면 노련한 게임운영 능력으로 버티는 것도 실력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가 17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는 6이닝 5실점으로 기록상으로는 평범한 투구였지만 내용상으로는 빅리그 경력 11년차의 관록투를 선보인 한 판이었다.
박찬호는 1회 2사 후 안타를 맞고 컨트롤이 갑자기 흔들리며 연속 볼넷에 이은 만루 홈런 허용으로 4실점했으나 이후 안정을 되찾고 시카고 강타선을 요리했다.
1회 4실점 후 박찬호는 결정적인 순간 병살타 유도와 삼진으로 위기를 벗어나는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3회와 5회는 신예 투수들 같으면 심하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박찬호는 침착한 투구로 위기를 탈출했다.
3회 기분 나쁜 연속 내야안타로 맞은 무사 1, 2루의 위기에서는 상대 중심타자들인 4번 폴 코너코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은 데 이어 5번 칼 에버렛을 유격수 땅볼 더블 플레이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또 5회에는 2사 1루에서 애런 로원드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줬으나 다음 타자인 코너코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추가 실점을 막았다.
박찬호와 비슷한 구위로 맞대결을 벌인 시즌 5승의 올란도 에르난데스가 3회 2사 1,2루에서 6점을 내주고 강판당한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에르난데스도 박찬호와 마찬가지로 빅리그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었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한 것이다. 에르난데스도 초반 컨트롤 난조로 볼넷을 4개씩이나 내줬다.
박찬호로선 1회 갑자기 흔들린 컨트롤에 이은 만루 홈런 한 방이 아쉬운 한 판이었다. 이날은 그래도 구위가 이전처럼 위력적이지는 않았지만 노련한 볼배합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잘 버텨낸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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