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디 존슨, '세월 앞에는 장사 없다'
OSEN 김정민 기자 cjo 기자
발행 2005.05.17 14: 13

뉴욕 양키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영입한 ‘빅 유닛’ 랜디 존슨(42)이 예전 같지 않다.
208cm의 장신에서 뿜어내는 불 같은 강속구들 앞세워 ‘타자들의 공포’라고 까지 불렸던 존슨은 올 시즌 과거와 같은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 못하다.
현재까지의 모습을 보면 강속구를 앞세워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던 스타일에서 제구력과 다양한 구질로 타자를 요령껏 상대하는 스타일로 옮겨가는 듯한 모습이다.
지난해까지 평균 시속 95마일(153km)의 강속구를 앞세워 타자들을 윽박지르던 존슨은 올 시즌 변화구 구사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직구 구속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최고 98마일(158km)을 자랑하던 존슨의 직구는 현재 90마일(145km)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자연히 직구의 위력이 감소하다 보니 변화구 구사가 늘 수밖에 없다. 미국 스포츠 전문사이트인 ESPN에 따르면 존슨은 최근 슬라이더, 싱커 외에 스플리터까지 구사하고 있다고 한다.
존슨의 구위가 과거에 비해 현격히 떨어졌다는 사실은 탈삼진수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5시즌 연속 300 탈삼진 이상을 기록하는 등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닥터 K’인 존슨은 올시즌 탈삼진수가 떨어졌다.
존슨은 17일(한국시간) 현재 8경기에 등판, 50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호안 산타나(미네소타 트윈스)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2위로 적다고 할 수는 없는 숫자다, 그러나 보기에도 시원스러운 탈삼진 퍼레이드를 펼치던 과거와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단순한 수치만을 비교해도 존슨의 탈삼진 능력이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랜디 존슨은 시즌 초반 8경기에서 61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부상을 당하기 전 시즌인 2002년에는 시즌 초반 8경기에서 무려 77개의 삼진을 빼앗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존슨은 지난 16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는 6이닝 동안 7피안타 4실점(3자책)하며 삼진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탈삼진왕’ 랜디 존슨이 단 한 개의 삼진도 빼앗지 못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어찌 보면 랜디 존슨이 ‘요령 투구’스타일로 변화해 나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불혹을 훨씬 넘긴 나이인 존슨이 과거와 같은 불 같은 강속구로 타자들을 압도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오른손 정통파 투수의 대명사인 '로켓' 로저 클레멘스(43.휴스턴 애스트로스)도 나이가 들면서 스플리터 의존도가 부쩍 늘었다.
게다가 랜디 존슨은 투구 이닝, 경기당 투구수가 많은 편이다. 존슨은 부상으로 시즌 도중 하차한 2003년을 제외하고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 시즌 240이닝 이상을 투구했고 1999년에는 271⅔이닝, 2002년에는 260이닝을 소화는 철완을 과시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지난 시즌에도 245⅔이닝을 투구, 리반 에르난데스(워싱턴 내셔널스)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통산 250승을 기록하고 있는 존슨은 개인적으로 300승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00승 달성을 위해서라면 이쯤에서 과거의 투구 스타일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요령 투구’로 전환한다면 투수 생명을 늘릴 수 있고 강속구로 윽박지르는 것 이상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수에게 강속구와 삼진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은 많은 경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경우 한화 이글스의 '회장님' 송진우가 투구 스타일을 바꿔 대성공한 케이스다. 세광고 시절부터 왼손 강속구 투수로 명성을 날렸던 송진우는 90년대 후반부터 체인지업과 제구력을 위주로 한 '요령 투구'로 전환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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