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구단' 양키스와 메츠가 부진한 이유
OSEN 뉴욕=대니얼 최 통 기자
발행 2005.05.21 09: 36

'우리는 왜 이 모양일까'.
'세계의 수도'라는 뉴욕 팬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슈퍼스타들을 싹쓸이하며 서브웨이 시리즈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뉴욕 양키스(21승20패)와 메츠(22승19패)가 각 리그 동부지구에서 4위에 머무는 부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0개 팀이 속한 메이저리그에서 선수단 연봉 총액 랭킹 1위인 양키스(2억593만달러)와 3위인 메츠(1억477만달러)가 이처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는 원인은 무엇일까.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을 보면 그 이유가 설명된다.
이 경기에서 43세의 노장 투수인 휴스턴의 로저 클레멘스는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호투하고도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클레멘스의 통산 332승을 저지한 투수는 19살이나 어린 신예 좌완투수인 브래디 핼시(24)다.
핼시는 바로 양키스가 '빅유닛' 랜디 존슨을 영입하기 위해 단행한 하비에르 바스케스의 트레이드 때 애리조나의 강력한 요구로 넘겨줬던 투수다. 당시 애리조나의 노림수는 바스케스보다는 장래가 촉망되는 핼시의 영입에 있었다.
클레멘스를 물리친 핼시는 올 시즌 3승2패 방어율 3.54의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4승을 기록하고 있는 바스케스와 합치면 두 선수가 7승이나 합작한 셈이 돼 애리조나로서는 희색이 만연하다.
이에 비해 랜디 존슨(42)은 그나마 양키스 선발 투수진 중에서 4승2패 방어율 3.77로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핼시의 선전으로 뉴욕 팬들의 입맛이 씁쓸하기만 하다.
이밖에 지난해 반짝 성적을 올린 것에 현혹돼 연봉 700만 달러를 안겨준 우완 재럿 라이트는 2승2패 방어율 9.15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한 채 부상을 당해 언제 복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한 상태다.
메츠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 시점에 동부지구 선두를 달리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승차가 4게임으로 적지 않았음에도 크리스 벤슨과 빅터 삼브라노를 영입하는 의욕을 보였지만 결국 5할 승률도 올리지 못해 아트 하우를 비롯한 코칭스태프 대부분이 경질됐다.
특히 '볼넷 대왕'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고 있는 삼브라노(30)를 영입하기 위해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에 내준 투수가 최고의 유망주로 손꼽히던 스캇 카즈미어(22)였으니 뉴욕 팬들로서는 땅을 치고 통곡할 노릇이다.
메츠와 1년간 21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한 삼브라노는 2승3패 방어율 5.45에 그쳐 뉴욕 팬들의 '공공의 적'으로 몰리고 있다. 카즈미어도 빈약한 타선의 지원으로 고작 1승(4패)밖에 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탬파베이에서 가장 많은 9경기에 선발로 나서 방어율 4.44를 기록하고 있다.
먼 훗날 이 두 선수의 트레이드는 LA 다저스가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몬트리올 엑스포스에 내주고 딜라이노 드실즈를 영입했던 것 이래 가장 한심한 트레이드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처럼 메이저리그에서 헛 돈을 펑펑 써가며 가난한 구단들의 생존을 지원해주고 있는 양키스와 메츠는 21일부터 '서브웨이 시리즈' 3연전을 펼친다.
공교롭게도 1차전 선발로 양키스에서는 '먹튀의 대명사'로 꼽히는 케빈 브라운(40)이 메츠의 삼브라노와 맞대결을 펼치게 돼 어느 투수가 뉴욕 팬들로부터 더 많은 야유를 받게 될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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