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 '4번 타자 도루왕 기대하세요'
OSEN 장현구 기자 can 기자
발행 2005.05.22 12: 11

스무 고개 비슷한 것 하나 해보자.
이 선수는 지난해 발바닥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던 선수다. 지금은 14개로 도루 1위. 한 팀의 4번 타자이면서 발에 제트 엔진을 장착한 선수. 누구일까요?
정답은 LG의 박용택(26)이다. 시즌 전 발바닥에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30만 원을 주고 특수 깔창을 준비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그냥 뛰는 수준’이거니 했다. 하지만 벌써 훔친 숫자가 14개에 달한다. ‘쌕쌕이’ 정수근(28ㆍ롯데)보다도 3개나 많은 수치다.
4번 타자이면서 이렇게 잘 뛰는 선수를 본 적이 있는가. 물론 트윈스 내부의 복잡한 사정에 기인한 독특한 라인업이긴 하다. 거포가 아닌 타격과 주루 센스를 모두 갖춘 박용택이 4번을 때리고 있지만 효과는 그리 나쁘지 않다.
그가 4번을 치게 된 이유는 이렇다. 황병일 LG 수석코치는 "박용택은 선구안이 좋지 않아 1,2번을 때리기는 무리가 있다. 대신 초구부터 공격적인 배팅을 선호, 중심타선이 적합하다"고 말한다. 박용택도 "볼카운트가 몰리면 당황하게 된다"며 볼넷을 잘 얻지 못하는 까닭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18번의 도루 시도 중 14번을 성공했다. 78%의 성공률. “도루 성공률이 70%만 넘어도 괜찮은 것 아니에요?”라며 웃으면 반문하던 그는 확실히 도루 능력이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한다. 올 시즌부터 1루 코쳐스 박스에 자리를 튼 유지현 주루 코치 덕분이다.
그는 “2년 전에는 게임에 앞서 이순철 감독님(당시 작전코치)과 함께 덕아웃에 앉아 상대 투수의 피칭 모션 등을 살피며 연구를 많이 했다. 그래서 42개나 할 수 있었다. 올해는 유지현 코치님과 1루에서 상대 투수의 퀵 모션 등을 공부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요즘 투수들이 모두 퀵 모션이 빠르기 때문에 도루하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빈틈을 노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보는 수밖에 없다. 도루 45개 정도면 도루 타이틀도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t생각한다며 스파이크 끈을 조여맸다. 현재 15경기 연속 안타행진도 벌이고 있어 박용택이 야생마처럼 휘젓는 모습을 계속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못친다'며 비난을 들었던 시기도 있었으나 어느덧 시즌 타율이 3할 1푼 1리까지 올랐다.
이 감독은 “LG의 뛰는 야구를 위해 박용택이 최소 50개 정도는 해 줘야 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LG는 21일 현재 팀 도루 51개로 2위 기아(30개)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를 달리고 있다. 도루 10걸 중에 박용택을 비롯 클리어(11개) 안재만(7개) 이대형 이종렬(이상 5개) 등 5명이 포진해 있다. 타자들이 치는 데 바빠 볼넷을 거의 얻지 못해 출루율이 최하위권인 3할 3푼 3리에 그쳤지만 팀 득점이 199점으로 삼성(231점)에 이어 2위에 오른 것은 바로 기동력으로 장타력을 상쇄하고 있다는 점을 말해 준다.
병살(21개), 잔루(274개)도 8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수준이다. 얼마든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조직력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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