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에이스 배영수(24)가 한동안 사라진 1점대 방어율 투수의 계보를 잇고 있다. 배영수는 지난 24일 인천 SK전에서 6이닝 4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 방어율을 1.51까지 낮췄다. 71⅔이닝을 던져 자책은 단 12점. 8개 구단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고 8개 구단 선발 투수 가운데 가장 적게 실점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0점대 방어율은 ‘국보급 투수’ 선동렬(현 삼성 감독)이 1986년(0.99), 87년(0.89), 93년(0.78) 세 번 기록했다. 1점대 방어율왕은 꽤 있었다. 프로원년 박철순(1.84)을 비롯 장호연(1984년, 1.58) 선동렬(1985년 1.70, 1988년 1.21, 1989년 1.17, 1990년 1.13, 1991년 1.55) 조계현(1995년 1.71) 구대성(1996년 1.88) 김현욱(1997년 1.88)에 이어 정명원(1998년 1.86)이 마지막이었다. 프로야구에 외국인 선수가 도입되기 시작한 1998년을 끝으로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하면서 1점대 방어율왕은 사라졌다. 2003년에는 현대 용병 바워스가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3점대 방어율(3.01)로 방어율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배영수가 7년만에 1점대 방어율에 도전하고 있어 그 존재만으로도 반갑다. 야구의 또 다른 묘미인 투수전을 이끌면서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를 펼칠 수 있는 투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워할 일이다. 난타전에 핸드볼 스코어가 자주 출현한다면 멕시칸리그와 다를 게 없다. 3경기에 등판할 때까지 0점대 방어율을 기록 중이던 배영수는 4월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5⅓이닝 동안 4실점하면서 방어율이 급격히 올랐다. 그러다 5월 들어 기아 한화를 만나 14이닝 무실점으로 방어율을 다시 낮췄고 18일 롯데전(7이닝 무실점)과 24일 SK전을 합쳐 13이닝 무실점 투구로 방어율을 1.51까지 끌어내렸다. 그는 지난해 2.61의 방어율로 절친한 박명환(두산, 2.50)에게 방어율 1위 자리를 내줬다. 기록 경신을 위해서는 경쟁자가 있어야 한다. 다승, 탈삼진에 있어 배영수의 강력한 라이벌인 손민한(롯데)은 방어율에서도 배영수의 뒤를 이어 2.21을 마크 중이다. 지금처럼 둘이 치열한 접전을 벌인다면 방어율도 경쟁적으로 낮출 수 있을 전망. 두 명의 투수가 1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던 것은 1998년 정명원과 임창용(1.89)이 마지막이었다. 방어율왕은 모든 투수들의 꿈이다. 배영수도 첫 번째 목표인 팀 우승 다음으로는 방어율왕을 꼽는다. 오랜만에 구경하는 투고타저 분위기에서 7년만에 1점대 방어율왕이 탄생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장현구 기자 cany9900@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