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표팀의 수문장 예지 두덱(32)이 리버풀이 2004~2005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우며 지난 2002 한ㆍ일 월드컵에서 여지 없이 구겨진 자존심을 곧추 세웠다.
두덱은 2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이스탄불 아타튀르크스타디움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하며 좋지 않은 출발을 보였지만 연장 후반전 안드레이 셰브첸코의 결정적인 슈팅 2개를 막아낸 데 이어 승부차기에서 안드레아 피를로와 안드레이 셰브첸코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는 선방으로 승부차기 3-2 승리를 이끌었다.
두덱은 3-3으로 맞선 연장 후반 13분께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넣은 셰브첸코의 결정적인 슈팅을 거푸 막아내는 ‘신기’를 보였고 승부차기에서도 승부차기에서도 2번째 키커로 나선 안드레아 피를로의 슈팅을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며 막아냈고 승부차기 스코어 3-2로 앞선 상황에서 맞이한 5번째 키커 셰브첸코의 슈팅을 다시 막아내며 우승을 지켜냈다.
예지 두덱은 2002 한ㆍ일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수문장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예선에서만 6골을 허용하며 16강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특히 6월 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히딩크호와 첫 대결에서 전반 26분 황선홍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데 이어 후반 8분께 유상철의 중거리포를 얻어 맞고 2-0으로 완패했고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는 무려 4골을 허용하며 ‘정상급 골키퍼’의 명성에 먹칠을 했다.
2경기에서 6골이나 허용한 두덱은 결국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미국과의 경기에서는 라도슬라프 마이단에게 수문장 자리를 넘겨주고 벤치를 지키는 수모를 당했고 팀은 3-1로 승리했다.
그러나 두덱은 2004~2005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막판 눈부신 육탄 방어로 월드컵 때의 치욕을 말끔히 씻어냈다. 두덱은 경기 후 BBC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셰브첸코의 슛을 막아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운이 많이 따랐다고 생각하고 환상적인 밤이 아닐 수 없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두덱은 BBC 인터넷사이트가 매긴 경기 평점에서도 이날 출전한 양팀 선수 중 유일하게 10점 만점 중 9점을 받아 ‘이날의 히어로’임을 확인시켰다.
김정민 기자 cjones10@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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