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정의윤 등 고졸 슈퍼루키들을 앞세워 신인왕 만들기에 전력 중인 LG에 한 명의 중고 신인이 가세했다. 0-8의 열세를 뒤엎고 13-11로 거짓말 같은 롯데의 대역전승에 가려 빛을 잃은 선수가 있었다. 바로 LG의 전문 대타 이성렬(21)이다. 지난 26일 기억 속에 깊이 남을 명승부를 벌인 LG-롯데전. 3-0으로 앞선 1사 2,3루의 찬스. 밀리면 힘들다고 판단한 양상문 롯데 감독은 선발 장원준을 내리고 우완 이정훈을 내보냈다. 이 감독은 뒤도 보지 않고 우완 투수로 바뀌자 타율 2할 3푼대로 부진한 루키 정의윤을 빼고 '전가의 보도' 이성렬을 기용했다. 대타로 나와 15타수 8안타로 5할 3푼 3리의 확실한 클러치히터 자질을 보여준 그가 당연히 나올 차례였다. 이정훈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던 그는 6구째 126km짜리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그대로 잡아당겨 1루 선상을 총알같이 타고 흐르는 우선상 싹쓸이 3루타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10-8로 앞선 6회에는 롯데 우완 이정민의 144km 직구를 제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리기도 했다. 8회에는 롯데 사이드암 이왕기를 상대로 우측 폴을 살짝 빗겨가는 큼지막한 파울 홈런을 날려 롯데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3타수 2안타 3타점의 성적. 대타 타율은 5할 6푼 3리(16타수 9안타)로 더 올랐고 시즌 타율도 4할 5푼 5리(33타수 15안타)로 고공 비행 중이다.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장타율이다. 15안타 중 2루타가 2개, 3루타 2개 홈런 3방으로 절반이 장타다. 장타율이 무려 9할 9리에 이른다. 이성렬만한 클러치히터는 찾아보기 힘들다. 포수 출신인 그는 순천 효천고를 졸업하고 2003년 2차 1순위로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LG는 1차 지명 박경수에게 4억 3000만 원을, 이성렬에게도 2억 7000만 원을 안겨주면서 기대를 표시했다. 185cm, 82kg의 좋은 체격 조건을 가진 그는 입단과 동시에 당시 이광환 감독의 총애를 받았다. 특히 힘이 좋아 파워히터를 선호하는 이 감독의 구미에 딱이었다. 오른손 잡이였던 그는 프로데뷔 후 본격적인 스위치히터 교육을 받았다. 포수였으나 고교 시절 제대로 된 포수 공부를 해보지 못했던 그는 수비보다도 타격에서 눈도장을 받는 데 주안점을 뒀다. 지난해 공익 근무로 6개월 군 복무(독립유공자 자녀)를 마친 그는 이광환 2군 감독의 지도하에 2군 실전 경기에 투입되면서 실전 감각을 쌓았다. 그는 2003년 쭉 2군에서만 지냈고 2004년에도 1군에 딱 한 경기 출장했다. ‘5시즌 이내에 투수는 30이닝, 타자는 60타석 미만이면 신인왕 자격이 있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대회 요강에 따라 그도 역시 신인왕에 도전할 수 있다. 그는 “고교시절 메이저리그 진출을 미끼로 접근하는 사기꾼 집단도 있었다. 하지만 휘둘리지 않고 프로에서 열심히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LG에 입단했고 과묵한 성격을 활달하게 바꾸면서 요즘 잘 맞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2군에서 이광환 감독님이 유독 경기에 많이 내보내주시는 등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지금처럼 잘 치게 되지 않았나”생각한다며 이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팀내에서는 파워가 좋고 성실하다며 칭찬이 자자하다. 투수 오승환(삼성) 외 타자 중에서 눈에 띠는 신인왕 대적 상대가 아직 출현하지 않은 지금 대항마로 이성렬이 강력히 부상 중이다. 장현구 기자 cany9900@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