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도 타산지석(他山之石)인가. 지난 26일 롯데전에서 8-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11-13으로 패해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던 LG 트윈스가 27일 최강 삼성을 상대로 어제 배운(?) 야구를 시범 보였다. LG가 0-6의 열세를 딛고 삼성을 12-6으로 격파하고 기분 좋은 승리를 낚았다. 전날 믿어지지 않는 패배로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트윈스의 불붙은 방망이는 ‘우리도 롯데처럼 할 수 있다’는 것을 1위팀 삼성을 상대로 여실히 증명했다. LG는 선발 김광삼이 1회 심정수에게 선제 스리런포를 얻어 맞으면서 힘겹게 출발했다. 2회에는 양준혁이 솔로포, 4회에는 조동찬이 좌월 투런포를 터뜨리며 6-0 삼성의 완승 분위기. 삼성 선발은 7승으로 다승 2위인 바르가스였다. 김광삼은 고질인 초반 불안을 극복하지 못하고 3⅓이닝 동안 6실점한 뒤 물러났다. 마운드를 물려받은 이는 대졸 2년차 우완 송현우였다. 트윈스 내에서는 ‘송장진’으로 불리는 이로 두둑한 배짱, 직구가 ‘노베라’ 노장진(롯데)과 비슷하다고 붙여진 별명. 그가 4회를 더 이상의 실점 없이 마친 후 LG가 마술을 부리기 시작했다. 5회 선두 박용택이 볼넷 후 도루하고 클리어의 땅볼 때 3루에 도달했다. 이어 정의윤이 좌측 폴 하단 근처에 떨어지는 100m짜리 투런포로 추격을 시작했다. 후속 안재만이 얼이 빠진 바르가스의 초구를 노려 좌월 2루타를 터뜨렸고 조인성 타석 때 바르가스의 폭투로 3루까지 간 뒤 포수 진갑용의 3루 송구 실책으로 홈을 밟았다. 혼미해진 바르가스는 조인성에게 좌중월 솔로포를 내주고 더욱 상황을 꼬이게 했다. LG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한규식이 우전안타 이성렬이 볼넷 안상준이 3루수 앞 번트 안타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박병호가 짧은 우전 안타, 박용택이 다시 중전 안타로 두 점을 보태 결국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만루에서 클리어의 땅볼 때 안상준이 홈에서 포스아웃됐으나 다시 2사 만루. 한바퀴를 돌고 다시 나온 정의윤은 볼넷을 얻어내며 마침내 밀어내기 역전에 성공했다. 전날 장문석이 8-8동점을 내줄 때까지 마운드에서 내리지 않았던 이순철 감독처럼 선동렬 삼성 감독도 바르가스를 다음회에도 계속 밀고갔다. 하지만 한번 무너진 바르가스는 LG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6회 1사 1,2루 찬스에서 LG는 왼 발목 부상으로 스타팅에서 빠진 이병규를 대타로 투입했다. 이병규는 기대대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이름값을 했다. 삼성은 바르가스를 내리고 라형진을 냈다. 하지만 그는 첫 타자 박병호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요즘 한국 타자 가운데 제일 잘 치고 있는 박용택에게 우월 만루포를 얻어 맞고 넉다운 당했다. 2회 우전 안타로 2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박용택은 5회 동점 중전 적시타로 9경기 연속 타점 행진도 아울러 이어갔다. 연속 경기 타점 기록은 장종훈(한화)와 이승엽(롯데 마린스)이 세운 ‘11경기’이다. 6회 터진 쐐기 만루포는 4월 3일 두산전 만루홈런 이후 올 시즌 두 번째 그랜드 슬램. 16안타(25일), 12안타(26일)를 터뜨린 LG는 이날도 13안타를 터뜨리며 3일 연속 화끈한 방망이 쇼를 펼쳤다. 2⅓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송현우는 감격적인 프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8승에 도전했던 바르가스는 5⅓이닝 동안 9피안타 2홈런 10실점하며 한국 데뷔 10경기 만에 가장 험한 꼴을 당했다. 장현구 기자 cany9900@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