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은퇴식' 김현욱, "아버지 고맙습니다"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6.02 19: 20

김현욱(35)의 눈가엔 이슬이 그렁그렁했다. "눈물이 많아 마이크 잡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던 그는 팬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해 전날에는 아이들 앞에서 은퇴 소감을 밝히는 예행 연습(?)까지 치렀다고 했다. 그는 "리허설 때도 목이 메었다"고 했다. 그는 2일 아침 일어나자 마자 비가 오는지부터 확인했다. 이날 대구에는 오전에 비가 흩뿌렸으나 곧바로 화창한 태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오늘은 은퇴식 하겠구나"라며 집을 나섰다. 또 한명의 '연습생 신화'가 저물었다. 성실함의 대명사, 구원으로만 나서 전무후무한 20승 신화를 창조했던 삼성의 사이드암 김현욱이 2일 대구 롯데전에 앞서 은퇴식을 가졌다. 삼성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시즌이 한창일 때 은퇴식을 치렀다. 마침 프로 첫 승 상대인 롯데전에 앞서 열려 의미는 더욱 깊었다. 경북고-한양대를 거쳐 1993년 2차 3번으로 삼성에 지명 받아 프로 데뷔한 그는 그해 6경기에 승패 없이 물러난 뒤 이듬해 연습 도중 허리 부상을 입어 수술 후 결국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1995년 쌍방울로 팀을 옮겨 연습생 신분으로 2군에서 3승을 거두며 가능성을 확인한 김현욱은 1996년 4월 24일 부산에서 롯데를 상대로 데뷔 4년만에 프로 첫 승을 낚았다. 김현욱은 그해 49경기에 나서 4승 1패 3세이브, 방어율 2.63을 기록하며 쌍방울 마운드의 키플레이어로 부활했다. 1997년 9월 18일 전주에서 친정팀 삼성을 상대로 구원 투수로 최다승인 20승 신기록을 세우고 그 해 다승, 방어율(1.88), 승률(.909) 3관왕에 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1998년 시즌 후 이계성+양용모+20억원에 김기태와 함께 삼성으로 트레이드돼 다시 친정팀 유니폼을 입은 그는 98년 플레이오 롯데전 4경기에 등판, 방어율 0.84를 기록하는 등 삼성 불펜에서도 중추적인 구실을 했다. 2002년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당시에는 64경기에 등판, 10승 2세이브 9홀드 방어율 2.11, 승률 1위(1.000)로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지난해 4월 22일 수원 현대전에서는 역대 7번째로 500경기 등판의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김현욱은 지난해와 올해 스프링캠프서 미련할 정도로 훈련을 열심히 한 나머지 고질적인 무릎과 허리 통증이 심해졌고 결국 두 번 모두 중도 귀국하는 아픔을 맞기도 했다.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 없던 그는 올 시즌 2군에 쭉 머무르다 결국 지난달 은퇴 결심을 굳혔다. 프로 11년 통산 519경기에서 71승 31패 22세이브 54홀드 방어율 2.99를 남겼다. 그는 "올 2월 아버지(김계용 씨,65)가 위암 수술로 위를 다 잘라냈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선수 생활의 큰 버팀목이었던 아버지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어 "삼성 라이온즈팬들에게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아버님과 가족들이 모두 나오셨는데 오랫동안 마운드에 서 있는 모습을 아버님께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은퇴사를 밝혔다. 온 가족이 바라보는 앞에서 20년 이상 정들었던 마운드를 떠나며 투구판에 작별 키스를 고한 그의 눈에는 다시금 이슬이 맺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수근에게 이날 시구를 던진 뒤 덕아웃으로 사라졌다. 삼성 선수단은 그를 위해 마운드에 도열, 새 인생을 시작하는 그를 위해 헹가래를 쳐주며 축하했다. 삼성은 일단 시즌 말까지 김현욱에게 1군 보조코치를 맡긴 뒤 해외 연수를 거치게 한 다음 코치로 채용할 예정이다. 대구=장현구 기자 cany9900@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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