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의 좌완 불펜투수 구대성(36)이 갑작스럽게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최근 2게임 연속 부진한 투구로 마이너리그행내지는 트레이드설 등이 나돌던 구대성이었지만 3일(이하 한국시간) 15일짜리 부상자 명단 등록은 의외였다. 이틀 전 애리조나전까지 별 이상없이 투구를 했던 터이기에 더욱 그렇다. 아무튼 메츠 구단은 구대성이 일약 스타로 떠올랐던 지난달 22일 뉴욕 양키스전서 랜디 존슨으로부터 빅리그 데뷔 첫 안타로 2루타를 때린 데 이어 보내기번트 때 홈까지 대시하며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돌어올 때 어깨 부상을 당해 부상자 명단에 올리게 됐다고 발표했다. 구단 발표대로라면 구대성은 너무 값비싼 대가를 치른 셈이 됐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서 투수는 타석에 서지 않는 지명타자 제도에 익숙했던 탓에 구대성으로선 데뷔 첫 타석이었던 지난달 17일 신시내티전서 타석에 제대로 들어가지 못한 채 엉성하게 서 있다 삼진으로 물러나는 등 타격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어설픈 타격 자세를 보고 동료들과 언론에서 웃음거리로 삼은 것에 자존심이 상한 구대성은 22일 양키스전에서 또 다시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오자 이번에는 제대로 받아치며 2루타를 때려내는 기염을 토했다. 그것도 당대 최고 좌완특급이라는 랜디 존슨을 상대로 뽑아낸 귀중한 안타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구대성은 다음 타자의 보내기 희생번트 때 3루를 거쳐 홈이 비어있는 것을 간파하고 재치있게 홈까지 파고들었다. 과감한 슬라이딩으로 포수 포사다의 태그를 피하며 득점, 홈 팬들의 열렬한 박수갈채와 함께 미국 전역에 '기이한 투수'로 눈길을 확 끌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그때 무리한 주루플레이가 결국 최근 부진 투구와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빌미가 됐으니 너무 큰 대가를 치르게 됐다. 빅리그는 물론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투수는 공격보다는 본업인 투구에 전념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명타자제가 있는 아메리칸리그의 투수들은 타석에 들어설 경우가 거의 없는 반면 지명타자제가 없어 투수가 타격에 나서야 하는 메츠와 같은 내셔널리그 소속팀의 투수들은 훈련 중 틈틈이 타격훈련도 병행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타격, 보내기 번트같은 소극적인 공격 연습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이유는 두 말 할 것 없이 부상방지 때문이다. 투수가 '부업'인 공격에 적극적으로 달려들다가는 자칫 부상을 당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다음주에 내셔널리그팀들과 인터리그를 갖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벅 쇼월터 감독은 박찬호를 비롯한 소속 투수들이 인터리그에 대비해 타격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고 걱정부터 했다. 쇼월터 감독은 "투수는 투구가 먼저다. 공격은 부상없이 잘 넘어가기만 하면 된다"며 투수들이 타격에 나설때 특히 조심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마디로 투수는 투구로 성적을 내야지 공격에 앞장설 필요가 없다는 논리이다. 더욱이 평소 연습하지 않던 무리한 플레이는 지양해야할 부분이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