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승은 놓쳤지만 200승은 내차지.'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32)가 아시아 출신 투수로는 2번째로 빅리그 '100승클럽'에 가입했다. 1994년 LA 다저스에서 한국인으로는 첫번째이자 1964년 야수였던 일본출신의 무라카미(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이어 2번째 아시아출신 빅리거로 탄생했던 박찬호는 1995년 역시 다저스에 입단한 일본프로야구 스타출신인 우완 노모 히데오(37)와 줄곧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노모는 박찬호가 마이너리그에 내려가 있는 동안 빅리그 신인왕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박찬호가 2여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풀타임 빅리거로 활동하면서 둘은 막상막하의 경쟁을 벌였다. 노모가 다저스에서 밀려나며 부상으로 부진할때인 90년대 후반 박찬호는 전성기를 구가하며 앞서가던 노모를 맹추격했다.
2001시즌이 끝난 후 통산성적에서 박찬호는 80승, 노모는 82승으로 누가 먼저 '100승 고지'를 밟을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졌다. 더욱이 박찬호는 텍사스 레인저스로 둥지를 옮겼고 노모는 이팀저팀을 전전하다 친정인 다저스로 복귀했던 터여서 눈길을 끌었다.
팽팽한 접전을 펼친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결과는 노모의 승리였다. 박찬호는 2002시즌부터 부상의 덫에 걸려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노모를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며 2002년 16승으로 98승을 기록, 100승 고지를 턱밑까지 다다른 뒤 2003년 16승과 함께 가볍게 100승 고지를 점령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노모는 이듬해인 지난 시즌 부상과 함께 구위가 떨어지며 4승을 올린데 그친 뒤 다저스에서 쫓겨나 약체 탬파베이 데블레이스로 옮겨야했다. 올해는 3승 5패로 통산 121승을 마크중이다.
노모가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 그동안 부상으로 부진했던 박찬호가 대반격의 날을 세웠다. 텍사스 이적후 3년간 고작 14승에 그쳤던 박찬호는 올 시즌 화려한 부활에 성공하며 승수를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박찬호는 현재 6승 1패로 지금추세대로 가면 전성기때에 버금가는 15승 안팎도 충분히 가능해보인다.
따라서 박찬호는 올해 110승까지도 가능할 전망이다. 박찬호의 상승세는 여기서 멈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32세인 점을 고려하면 박찬호도 앞으로 7,8년은 족히 마운드에 계속 설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더욱이 박찬호는 '힘으로 욱박하던 파워피처'에서 완급조절과 안정된 변화구 컨트롤을 위주로 한 '기교파 투수'로 변신에 성공, 파워피처보다도 더 긴 선수생명을 누릴 것이 유력하다. 뜻하지 않은 부상만 없다면 이 페이스를 유지하며 오랜 선수생활이 가능해 보이는 것이다.
반면 올해 37세인 노모는 앞으로 길어야 2, 3년 정도 선수생활을 할 것으로 보여 박찬호와의 빅리그 통산 최다승 경쟁에서 역전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박찬호는 앞으로 2, 3년정도만 현재 추세를 이어간다면 노모를 제치고 아시아 출신 최다승 선발 투수의 지위에 오를 전망이다. 나아가 빅리그 통산 '200승 클럽'에 당당히 명함을 내미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미국 진출당시 '한국선수로서 빅리그 한 시즌 10승만 올려도 기적'이라는 국내 전문가들의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었던 박찬호가 전인미답의 '아시아출신 빅리거 200승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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