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쑥스럽구만...'
지난 80년대와 90년대 메이저리그 최고의 교타자 중의 하나로 시대를 풍미했던 브렛 버틀러(48)가 좌타 슬러거 루이스 곤잘레스(39.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부터 큰 원망을 살 뻔 했다.
과거 LA 다저스 시절 번트안타에 능한 교타자로 '코리언특급' 박찬호(32)와 팀메이트를 지내 한국 팬들에게 친숙한 버틀러는 현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1루코치로 재직중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6일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곤잘레스는 6-2로 뒤지던 8회초 필리스의 좌완 구원투수 레알 코미에르로부터 추격의 불을 당기는 솔로홈런을 뿜어냈다.
이는 곤잘레스의 통산 300번째 홈런이었던 것.
비록 원정경기였지만 우측 담장 밖 관중석에서 이 홈런볼을 잡은 한 팬은 곤잘레스에게 의미있는 홈런일 것을 알고 볼을 그라운드 쪽으로 힘껏 던졌다.
아뿔싸. 버틀러 코치는 관중이 던진 볼이 상대팀이 친 홈런이라 갖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 1루 관중석 쪽으로 볼을 던지려는 자세를 취했다. 힘차게 그라운드를 돌던 곤잘레스가 화들짝 놀란 것은 불문가지. 곤잘레스는 버틀러 코치에게 소리를 질러 볼을 관중석으로 던지지 말라고 요구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버틀러 코치는 계면쩍은 웃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지난 198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버틀러 코치는 1997년 다저스에서 은퇴할 때까지 17년 동안 2천375안타와 558개의 도루를 기록한 전형적인 1번타자 출신이다.
하지만 178cm의 왜소한 체격으로 파워가 떨어져 통산 홈런이 고작 54개에 불과할 정도로 홈런과는 인연이 없는 선수였다.
경기를 마친 후 곤잘레스는 "매우 의미있는 홈런인데 그 볼을 돌려준 필리스 팬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고마움의 표시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겠다"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로스앤젤레스=손지석 통신원 andre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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