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만약 서튼 대신 펠로우를 뽑아왔다면?
OSEN U05000013 기자
발행 2005.06.09 14: 11

현대가 만약 래리 서튼 대신 킷 펠로우(롯데)를 뽑아왔다면? 홈런 1위(16개), 타점 1위(53개), 장타율 1위(.665), 타격 2위(.355), 최다 안타 2위(70개). 8일 현재 현대 효자 용병 서튼의 성적표다. 타격의 트리플 크라운도 노려볼만한 기량이다. 시즌 초반 롯데 상승세를 이끌었던 펠로우는 타율 2할 4푼 1리, 12홈런, 33타점으로 주춤세다. 현대는 올 시즌 브룸바(오릭스 블루웨이브)르 대신할 용병으로 서튼과 펠로우를 놓고 저울질 중이었다. 브룸바의 일본 진출이 거의 확정적이었기에 그만한 거포로 채워야했다. 현대는 펠로우 대신 서튼을 택했다. 김재박 감독은 서튼의 장타력이 부족하다며 약간 볼멘 소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대박이었다. 지난해 최희섭과 함께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잠깐 뛰기도 했던 서튼은 주로 트리플A 앨버커크에서 머물렀다. 지난해 성적은 91경기에서 타율 3할 7푼 3리, 21홈런 73타점. 빅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많이 뛰었던 펠로우는 59경기에서 타율 2할 4푼, 2홈런 10타점을 마크했다. 빅리그에서의 성적이라 트리플A와 직접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현대는 펠로우도 서튼 못지 않은 파워와 정교함을 겸비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서튼을 택한 까닭은 바로 삼진 숫자였다. 펠로우는 59경기에서 43개나 당했다. 반면 서튼은 삼진이 91경기에서 61개에 불과했다. 볼넷도 59개나 얻은 반면 펠로우는 8개에 그쳤다. 현대는 장타력은 떨어질지 모르나 출루율이 높은 서튼으로 낙점했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톰 퀸란에 대한 학습효과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지난 2000년 현대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공갈포’ 퀸란. 걸리면 넘어가지만 안 걸리면 방망이가 헛돌기 일쑤였던 수비 전문 선수였다. 그가 2000년 세운 173삼진은 한국프로야구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그는 2002년 LG에 새 둥지를 틀었으나 스윙시 공과 방망이가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며 결국 퇴출당했다. 큰 것 한 방과 삼진은 바늘과 실처럼 따라다닌다는 점에 착안, 서튼을 선택한 것이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다른 팀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는 해마다 8000만 원을 들여 정기적으로 스카우트팀을 미국에 파견, 용병 리스트를 꼼꼼히 작성한다. 대우가 좋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들도 우리 팀으로 오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현대는 2003년 바워스, 지난해 브룸바, 피어리 등 용병 덕을 톡톡히 보며 한국시리즈를 2연패했다. 특히 현대는 용병들의 편의를 위해 일반 원룸이나 아파트가 아닌 월세만 400만 원 이상 하는 호피텔(호텔+오피스텔)을 용병 선수들을 위해 제공하고 있다. 각종 편의시설이 구비된 서울 강남의 이 호피텔에서 용병들은 청소와 빨래 걱정 없이 안락한 한국 생활을 즐기고 있다. 올해부터 LG도 현대처럼 용병들에게 호피텔을 숙소로 제공하고 있다. 한해 농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용병 농사에 있어 현대는 분명 노하우가 있었다. 장현구 기자 cany9900@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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