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핵 잠수함' 김병현(27)이 확고한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김병현은 13일(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 마침내 올 시즌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이날 생애 최다인 8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위력적인 투구를 앞세워 승리를 따낸 김병현은 경기를 마친 후 "언제나 내 마음속에는 내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다"라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는 김병현에게 여러 모로 큰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부터 부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 올 스프링캠프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로 트레이드됐지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한동안 퇴출설 및 마이너리그 강등설에 휘말렸던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버리는 것은 물론 붙박이 선발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기 때문이다.
중간계투 요원으로 부진을 면치 못한 김병현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거나 방출을 시킬 의향까지도 지녔던 로키스의 클린트 허들 감독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이어 2경기에서 연속으로 눈부신 호투를 펼치자 김병현을 바라보는 시각이 확 달라졌다.
"김병현이 너무나도 눈부신 투구를 펼쳤다"라며 말문을 연 허들 감독은 "무엇보다 공을 낮게 제구한 게 돋보였다. 처음 로키스 유니폼을 입었을 때 김병현은 도망다니는 피칭을 펼쳤지만 최근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공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전혀 다른 투수로 변모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병현은 불펜으로 등판해 승리없이 3패 방어율 8.40으로 부진한 것과는 달리 선발로 나선 5경기에서는 방어율 4.09로 비교적 호투하고 있어 앞으로는 선발로만 나서게 할 것이라는게 허들 감독의 복안이다.
김병현은 선발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김병현은 "점점 타자를 상대하는 기회가 많아질 수록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한두 개 안타를 맞으면 감독이 나와 볼을 달라고 요구하는 게 솔직히 싫다"라며 당당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허약한 투수진으로 어렵게 시즌을 꾸려가고 있는 허들 감독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김병현에게 경기 도중이 아니라 경기 시작부터 볼을 기꺼이 건넬 것으로 보인다.
다시 한번 선발투수로 '제 2의 메이저리그 인생'을 활짝 열어나갈 김병현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뉴욕=대니얼 최 통신원 danie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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