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롯데-두산전이 열린 마산 구장. 3시께 롯데 선수단이 일찌감치 운동장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양상문 롯데 감독의 모습만은 보이지 않았다. 한 시간이 가고 두 시간이 지나도 마찬가지였다. 올 시즌 들어는 물론 작년까지 통틀어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일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결국 경기 시작 시간이 30분도 남지 않은 6시가 넘어서야 운동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분분했지만 전혀 색다른 행동을 통해 연패를 끊어보자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게 맞을 성 싶다. 롯데는 지난 6월 5일 수원 현대전을 시작으로 14일 마산 두산전까지 9연패를 당하던 중이었다. 전날인 14일 양 감독은 정말 모처럼 방망이를 잡고 내야수들에게 펑고를 쳤다. 양 감독은 이에 대해 "어떻게든 분위기를 한 번 바꿔보자는 뜻이었다. 정말 연패에 빠졌을 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가로저은 바 있다. 감독이 경기 시작 30분 전까지 운동장에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롯데 선수단에는 적지 않은 충격이 되었을까. 이날 롯데는 최근 10경기 가운데 가장 활력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선발 투수 손민한은 7이닝 동안 6피안타와 4사사구 무실점으로 연패 끊는 에이스 구실을 톡톡해 했고 4번 타자 이대호도 1-0으로 앞선 4회 상대 선발 박정배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쐐기 투런 홈런(비거리 105m)를 쏘아 올렸다. 결국 이날 롯데는 타선이 폭발하며 두산을 10-1로 꺾고 지겨운 9연패 사슬에서 벗어났다. 양 감독은 "연패 중에 감독인 내가 일찍 운동장에 나가면 혹시라도 선수들이 부담스러워 할까봐 천천히 나왔다. 어쨌거나 연패를 끊게 됐으니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정연석 기자 yschung62@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