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45분 사이에 '지옥에서 천당으로'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6.16 06: 02

박주영(FC 서울)이 지옥과 천당을 동시에 경험했다. 박주영은 16일 새벽 엠멘스타디움에서 열린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선수권 F조 2차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2분 안태은(조선대)이 얻어낸 페널티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섰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가는 슈팅을 날리며 동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전반 막판부터 경기 주도권을 잡고 세차게 나이지리아를 몰아붙이던 청소년대표팀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적인 실책이었다. 동점 찬스를 무산시킨 한국은 이후에도 공격 주도권을 잡고 세차게 나이지리아를 압박했지만 후반 43분까지 0-1로 끌려 가며 패배의 수렁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희망’은 결코 축구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얻은 직접 프리킥 찬스에서 박주영은 페널티킥 실축을 만회하는 동점골을 터트리며 벼랑 끝까지 내몰렸던 한국을 구해낸 것. 후반 43분 아크 오른쪽에서 백지훈(FC 서울)이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나이지리아 골네트 왼쪽 구석을 가른 것. ‘패전의 원흉’이 될 위기에 몰렸던 박주영 개인에게도, 16강 탈락의 위기에 직면한 박성화호에게도 ‘억만금의 가치’가 있는 소중한 골이었다. 실수를 만회하며 기세가 오른 박주영은 역전골 사냥에 나섰고 인저리 타임에 아크 정면에서 백지훈의 역전골을 발판을 마련하며 극적인 뒤집기 드라마를 연출해냈다. 아크 정면에서 감각적인 몸놀림으로 나이지리아 수비수 틈새를 뚫고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나이지리아 골키퍼가 넘어지며 막아낸 볼이 왼쪽 골에어리어 측면에서 쇄도하던 백지훈의 왼발에 걸리며 나이지라아 골네트를 뒤흔든 것. 한국 축구 역사상 길이 남을 극적인 드라마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박주영은 이날 경기를 생중계한 MBC TV를 통해 방영된 경기 후 인터뷰에서 “페널티킥 실축으로 다소 실망했지만 동료들의 격려로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오늘 경기를 계기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불과 45분을 사이에 두고 ‘역적’에서 ‘영웅’으로 되살아난 이날 경기는 박주영에게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듯하다. 김정민 기자 cjones10@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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