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40대 좌완 투수들이 세월도 잊은 채 맹위를 떨치고 있다.
현재 파죽의 9연승 행진을 펼치며 제2의 전성기를 한껏 구가하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선발 투수 케니 로저스(41)를 비롯해 '빅 유닛' 랜디 존슨(42), 그리고 시애틀 매리너스의 백전 노장 제이미 모이어(43)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데이빗 웰스(42) 등이 그 주인공이다. 40대에 접어든 이들이지만 20대, 30대 때 못지않게 아직도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팀의 주축투수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오히려 날이 갈수록 농익은 기량을 과시하며 타자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좌완 에이스인 로저스는 다양한 변화구와 완급 조절투로 9연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로저스는 현재 9승 2패에 방어율 1.98로 아메리칸리그 1위를 마크하는 등 지난 겨울 다년계약을 요구했으나 거절했던 레인저스 구단을 다급하게 만들고 있을 정도다.
'빅유닛' 랜디 존슨이야 이전에도 빅리그 최고 좌완 특급으로서 위용을 떨쳤지만 올해 초반 주춤하다가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다. 존슨은 예전처럼 불같은 강속구를 뿌리지는 않지만 아직도 타자들을 압도하는 칼날 슬라이더가 일품이다. 지난 17일 피츠버그전서 9이닝 11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두는 등 최근 2경기서 16이닝 1실점으로 초반의 부진을 딛고 이제는 위력을 회복했다. 현재 7승 2패, 방어율 3.51을 마크하며 탈삼진 91개로 아메리칸리그 2위를 기록 중이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제이미 모이어는 직구 구속은 80마일(128km)대 중반에 불과하지만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컨트롤과 체인지업으로 최근 호투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에 3자책점 이하 투구)로 2승을 올리는 등 6승 2패, 방어율 4.42를 기록하며 시애틀 로테이션의 버팀목 구실을 해주고 있다.
지난 겨울 월드시리즈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데이빗 웰스는 초반 부진과 부상에서 벗어나 다시금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최근 4경기에서 호투로 3연승을 올리며 시즌 5승 4패, 방어율 4.55를 마크, 지난 달 25일 6.81까지 치솟았던 방어율을 대폭 낮췄다.
이들 좌완 선발투수 외에도 불펜투수로서 아직도 유니폼을 입고 있는 좌투수들이 꽤 있다. 지난해 뉴욕 메츠의 주장이었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새둥지를 튼 존 프랑코(45)를 비롯해 지난 11일 최희섭(LA 다저스)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던 미네소타 트윈스의 테리 멀홀랜드(42),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제프 파세로(42) 등이 그들이다.
이처럼 좌투수들이 우투수들에 비해 생명력이 긴 것은 좌투수의 희귀성이 일단 첫째 이유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좌투수들은 일단 희소성이 있다. 또 빅리그 강타자들 중에 좌타자들이 많은 점도 좌투수들이 오랫동안 마운드에 머물게 하는 한 요인이다. 좌타자에는 좌투수들이 강해 특히 불펜투수로서 좌투수들이 생명력이 길다"고 말한다.
우완 투수들은 구속이 떨어지는 40대에 접어들면 은퇴를 고려하고 있는 시점에 좌투수들은 전성기를 연장하며 빅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물론 예외적으로 우완 강속구 투수인 로저 클레멘스는 43살의 나이에도 젊은 투수들 못지 않는 강속구를 뿌리며 '파워피처'로 명성이 여전하기도 하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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