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은 14시즌 연속 디비전 우승에 도전하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속담이다.
브레이브스가 대단한 이유는 뉴욕 양키스처럼 엄청난 물량공세로 슈퍼스타들을 끌어 모으는 것이 아니라 탄탄한 마이너리그의 팜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 유망주들을 끊임없이 발굴한다는 점이다.
올 시즌 브레이브스의 연봉 총액은 8천500만 달러를 조금 넘겨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10위에 랭크됐다. 그나마 거물 우완투수 팀 허드슨을 영입했기 때문에 중위권에 머물던 연봉 순위가 많이 상승된 것이다.
지난 5월말 브레이브스는 과거 '박찬호 도우미'로 한국 팬들에게 친숙한 외야수 라울 몬데시를 전격적으로 방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무엇보다 몬데시가 41경기에 출전해 2할1푼1리 4홈런 17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마이너리그트리플 A 리치몬드에 켈리 존슨(24)이라는 우투좌타의 유망주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루키 존슨은 빅리그로 승격한 지 불과 2주만에 내셔널리그 '이주일의 선수'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6월 14일부터 20일까지 6경기에서 24타수 10안타(4할1푼7리) 3홈런 6볼넷 11타점을 기록하는 눈부신 활약을 펼친 것.
특히 지난 18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는 생애 첫 그랜드슬램을 포함, 6타점을 올리는 원맨쇼를 펼쳐 브레이브스 역사상 한경기 최다 타점을 올린 신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존슨이 이처럼 스타덤에 오르게 된 배경에는 바비 콕스 감독의 뛰어난 인내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빅리그에 승격되자마자 존슨은 몬데시를 대신해 경기에 출전했지만 30타수 1안타 1타점의 극심한 타격 난조를 보였다. 다른 팀의 왠만한 감독이었으면 존슨을 마이너리그로 다시 내려보냈을 법도 했지만 콕스 감독은 그의 재능을 높이사 꾸준히 기용하는 뚝심을 보였다.
결국 존슨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 3푼3리에 그치던 타율을 2할4리까지 단숨에 끌어 올리며 브레이브스의 주축 타자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현재 브레이브스는 21일(한국시간) 현재 36승33패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3위에 머무르고 있다. 깜짝 선두를 달리고 있는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4.5경기 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명장 콕스 감독이 느긋하게 14시즌 연속 디비전 우승을 자신하는 것은 47세의 노장 훌리오 프랑코로부터 24세의 루키 존슨에 이르기까지 신구가 잘 어울어진 탄탄한 조직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뉴욕=대니얼 최 통신원 danie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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