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스 올 방어율, 역대 10위 안에 들까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6.26 13: 13

'신화에 도전한다'.
두 차례나 은퇴를 번복하고 1년간 1800만 달러라는 거금에 그라운드로 돌아온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43)는 온갖 비난에 시달렸다. 또 그와 계약을 맺은 애스트로스 구단도 제 정신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카를로스 벨트란과 같은 초특급 에이전트를 잡는 데 실패하고 은퇴를 목전에 둔 클레멘스를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최고 연봉을 받는 투수로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5시즌이 개막한 지 3개월이 지난 현재 그 어느 누구도 클레멘스를 욕하는 사람은 없다.
클레멘스가 15경기에 선발로 나서 1.51이라는 경이적인 방어율을 보이며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6점대의 방어율을 보이고 있는 박찬호가 팀 타선의 화끈한 지원으로 7승을 올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클레멘스는 이제 6승 3패의 성적을 올리고 있을 뿐이다.
만약 레인저스 타선과 같은 지원을 매 경기 받았더라면 벌써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을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클레멘스의 올 시즌 방어율이 메이저리그 역대 10위에 해당된다는 점이다.
통산 1위는 1912년 랠프 웍스가 기록한 0.16이고 2위는 그로부터 2년 후 더치 레너드가 기록한 1.00이다.
하지만 밥 깁슨이 1968년 33세의 나이로 1.12의 방어율로 3위에 올라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기록들은 모두 초창기 시절인 1919년 이전에 달성된 기록들이다.
따라서 클레멘스의 기록은 40~50개 이상의 홈런을 펑펑 때리는 슬러거들이 즐비한 현대 야구에서 달성한 것이기 때문에 더욱 가치를 인정받는다.
만약 이 상태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면 클레멘스는 1980년대 이후 세 번째로 1.5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는 선발투수로 남게 된다.
게리 셰필드의 외삼촌으로 유명한 드와이트 구든은 빅리그 2년차 시절이던 1985년 메츠 소속으로 1.53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그해 구든은 24승4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방어율 1위, 탈삼진 1위(268)에 올랐다.
'제구력의 마법사' 그렉 매덕스는 전성기를 누리던 1994년 1.53의 방어율로 역시 사이영상과 방어율 1위에 등극했다.
하지만 구든과 매덕스의 경우 20대에 대기록을 달성했다는 점이 클레멘스의 경우와 크게 차이가 난다.
클레멘스는 101이닝을 던져 고작 66개의 안타와 30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반면 한층 더 예리해진 스플리터의 위력을 앞세워 거의 이닝당 1개꼴인 97개의 탈삼진을 잡아내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노쇠화로 클레멘스의 선수생명이 사실상 끝났다는 판단을 내린 것은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1996년이었다. 레드삭스로서는 땅을 치고 통탄할 노릇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아메리칸리그에서도 41세의 노장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의 에이스인 케니 로저스(2.46)가 방어율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시즌이 절반이나 남아있고 다른 젊은 투수들이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상 유례없이 40대 방어율 1위 수상자가 양 리그에서 모두 배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뉴욕=대니얼 최 통신원 danie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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