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되느냐, 역적이 되느냐의 기로에 섰다. 텍사스 레인저스 박찬호(32)의 어깨가 무겁게 됐다. 팀이 올 시즌 성패가 걸린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는 가운데 오는 7월 2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하는 박찬호로선 무조건 호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텍사스는 최근 원정 6연전에서 1승 5패로 부진한 데 이어 28일 지구 라이벌인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도 3-13으로 대패, 7게임반 차로 1위 에인절스와의 거리가 벌어졌다. 1승을 올리며 에인절스와의 간격을 좁혀도 부족한 판에 대패를 당해 팀 분위기가 엉망이다. 더욱이 좌완 에이스로 버팀목이었던 베테랑 케니 로저스는 오른손 골절상으로 자칫 부상자명단에 오를지도 모르는 처지여서 텍사스는 올 시즌 최대 위기에 처했다.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서 처음부터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투수는 박찬호와 우완 신예인 크리스 영뿐이다. 올해 개막전 선발이었던 라이언 드리스와 제 5선발이었던 페드로 아스타시오는 최근 부진한 투구 끝에 방출됐고 가장 호투하던 케니 로저스는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빠지게 돼 박찬호와 크리스 영의 어깨가 무거워진 것이다. 로저스는 당초 29일 경기에 출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라는 말도 있다. 특히 박찬호에게는 더욱 그렇다. 6월 들어 4게임 연속 부진한 투구를 펼치다 지난 27일 휴스턴전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되살아난 박찬호로선 이번 등판서 또다시 쾌투하며 팀 승리를 이끌면 2배로 진가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다. 게다가 상대는 박찬호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시애틀에 원정구장인 세이프코 필드 경기여서 여건은 조성돼 있는 셈이다. 사실 박찬호는 이전까지 중요한 경기에서 텍사스 구단 최고 몸값 선수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해 구단이나 지역 언론으로부터 진가를 인정받지 못했다. 지난해 9월 플레이오프 경쟁이 치열할 때도 라이벌 에인절스전서 부진한 투구로 실망을 안겨줬고 지난 22일 에인절스전서는 1이닝 10피안타 8실점이라는 최악의 투구를 펼쳐 기대에 못미쳤다. 박찬호가 시애틀전에서 쾌투하며 승리를 따내면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살리며 다시 반격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팀에 제공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도 시즌 8승을 따낼 수 있는 기회의 무대가 이번 시애틀전이다. 박찬호가 이번 시애틀전에서는 팀승리에 일조하며 베테랑 투수다운 관록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