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 사전에 홈런은 없다’. 두산 베어스 마운드의 기둥 박명환(28)이 소리소문 내지 않고 ‘국보투수’선동렬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기록에 슬그머니 도전장을 냈다. 그 기록은 바로 최다타석 무피홈런과 최다 투구횟수 무피홈런이다. 박명환은 올해 단 한 방의 홈런도 얻어맞지 않았다. 28일 현재 다승 10걸 가운데 유일하게 박명환의 성적난에 피홈런 표시가 ‘0’으로 돼 있다. 박명환의 기록표에는 작년 5월8일 현대와의 수원경기 4회 1사 후 송지만에게 솔로홈런을 내준 뒤부터 페넌트레이스에서 피홈런이 없다. 그의 페넌트레이스 무피홈런기록은 2004시즌 534타석이었고 올 시즌 332타석을 보태면 866타석 동안 홈런을 얻어맞지 않았다. 박명환의 무피홈런 총 이닝수는 209⅔(2004년 128⅓+ 2005년 81⅓). 박명환은 다만 작년 10월9일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광주)에 선발 등판, 4회 2사 후 기아 손지환에게 2점홈런을 허용했으나 포스트시즌 기록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별도로 다루기 때문에 이 기록에 포함되지 않는다. 박명환이 이처럼 ‘홈런에 인색한’ 피칭을 구사할 수 있는 이유는 우선 컨트롤 능력의 향상을 들 수 있다. 시속 150㎞를 웃도는 빠른 공을 보유하고 있는 박명환은 올 들어 제구력이 부쩍 좋아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빠른 공에다 코너웍까지 갖추어 타자들이 좀체 정통으로 맞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박명환의 제구력이 안정 궤도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 박명환은 올 시즌 들어 8개구단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13개의 폭투를 범했다. 다승 1위인 롯데 자이언츠의 손민한(30. 12승 2패)은 폭투가 3개밖에 안된다. 폭투를 10개 이상 범한 것도 박명환이 유일하다. 이는 아직도 그의 볼 컨트롤이 불안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역설적으로 큰 것이 잘 안나오는 이유로 그의 들쭉날쭉한, 종잡기 어려운 공에 타자들이 제대로 반응을 못하는 탓으로 볼 수도 있다. 박명환은 충암고를 졸업하고 1996년 OB 베어스에 입단한 이래 고질적인 제구력 불안으로 기복이 심했다. 강속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작년까지 아홉해 동안 98년과 2002년, 2004년 단 3차례만 10승대를 기록했다. 그 동안 얻어맞은 홈런 총수는 작년 4개를 포함해 72개. 올 시즌 눈부신 변신을 이룩한 박명환은 승률 100%(10승 무패)를 자랑하며 선발 11연승(작년 9월8일 현대전 포함) 행진을 벌이고 있다. 28일 현재 다승, 방어율, 탈삼진 부문에서 나란히 2위에 올라 ‘트리플크라운’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투수 3관왕은 국내 프로야구 무대에서 선동렬이 유일하게 4차례 기록했다. 무피홈런 기록은 선동렬 감독이 독보적이다. 선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 시절인 1989년 5월9일 빙그레 이글스전부터 1990년 9월25일 태평양 돌핀스전까지 1186타석 319이닝 동안 단 한 방의 홈런도 내주지 않았다. 선동렬 감독의 기록과는 아직 거리가 있긴하지만 박명환이 언제까지 무피홈런을 이어갈지 지켜보자. 홍윤표 기자 chuam2@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