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안 데려왔으면 어쩔 뻔했어?'. SK 좌타자 김재현(30)에게 작년 6월은 시련의 나날이었다. 당시 LG에 몸담고 있던 김재현은 타격 부진을 호소하다 6월 2일 두산전을 끝으로 2군에 내려갔다. 특이한 점은 그의 2군행이 '자청'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타자 한 명이 아쉬웠던 이순철 LG 감독은 "머리 식힌다길래 허락했다"고 말하면서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감독은 그러면서 "김재현 만한 스타성과 스윙을 가지고 있는 타자도 흔치 않다. 너무 자기를 자책하고 혹독하게 연습해서 오히려 탈이다.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야구를 하면 좋을 텐데…"라면서 안타까워했다. 그런 김재현이 1년 사이에 이 감독의 충고를 터득한 모양이다. 그 사이 유니폼은 LG에서 SK로 갈아 입었지만 타율 3할 4푼 6리에 14홈런 54타점으로 FA 첫 해부터 돈값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LG도 지난해 후반기 페이스를 끌어 올리면서 타율 3할에 14홈런을 기록한 김재현을 잔류시키려 했으나 실패했다. LG는 김재현에게 '4년계약을 하되 3년째 되는 해부터 타율과 경기 출장에 따른 옵션을 붙이자'고 제안했고 이전부터 각서 파동 등으로 LG에 앙금이 있었던 김재현은 '사실상 2년계약'이라면서 제안을 거부했다. 그리고 원소속 구단과의 협상 기한 바로 다음날인 12월 21일 새벽 SK 입단 계약서에 사인했다. 조건은 4년 총액 20억 7000만원이었다. SK도 옵션을 달았으나 김재현은 "(영입을 위해) 집까지 찾아온 SK의 정성이 나를 움직였다"라고 이적의 변을 밝혔다. 결혼을 한데다 FA 첫 해라 부담감도 있었고 오키나와 전훈 때 어깨가 안 좋아 제대로 타격을 할 수 없어 주위의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김재현은 4월 2일 현대와의 개막전부터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더니 6월이 다 가도록 꾸준히 고감도 타격감(타격 1위)을 유지하고 있다. 김재현은 지난 29일 광주 기아전에서도 9회초 결승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려 초반 0-6까지 뒤져나가던 경기를 7-6으로 뒤집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SK가 한때 꼴찌에서 최근 4위(32승 34패 4무)까지 치고 올라가는데 김재현이 어떤 역할을 해줬는지 대번에 짐작케 해주는 대목이었다. 정연석 기자 yschung62@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