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의 구대성(36)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름이 왔건만 좀처럼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만해도 '좌타 스페셜리스트'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메츠 불펜의 기둥투수로 활약했던 구대성은 최근 신예 좌완투수인 로이스 링(24)에게 밀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구대성은 지난 5월 21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에서 1⅓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아내는 역투를 펼친 것은 물론 공격에서도 '빅유닛' 랜디 존슨으로부터 2루타를 뽑아낸 후 희생번트 때 과감히 홈까지 파고드는 멋진 주루플레이로 일약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는 말처럼 당시 슬라이딩을 하며 입은 부상으로 부진한 경기를 잇따라 펼친 구대성은 6월초 15일자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이 틈을 이용해 링은 메츠 불펜의 유일한 좌완으로 주가를 올리며 윌리 랜들프 감독과 릭 피터슨 코치의 신임을 받아 빅리그에 계속 잔류하고 있다. 구대성은 부상자명단에서 복귀한 이후 고작 2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달 2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5-2로 뒤진 7회말 2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케니 로프턴에게 주자일소 2루타를 맞으며 임무 완수에 실패한 구대성은 그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후인 30일 필리스와의 홈경기에나 등판할 수 있었다. 이 경기에서 구대성은 2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으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분전했지만 이후 3경기 연속 출전이 불발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링은 무려 6경기에나 출전해 대조를 보였다. 이전까지 구대성이 담당했던 역할을 링이 수행하고 있는 것. 그러나 링은 3일 열린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경기에 4-3으로 리드를 당하던 9회초 마운드에 올랐지만 안타 1개와 볼넷 2개(고의사구 1개 포함)를 허용하고 강판을 당하는 부진을 보였다. 이어 나온 우완투수 대니 그레이브스가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점수를 내준 데 이어 알렉스 곤살레스에게 내야안타까지 허용, 링의 자책점은 2점으로 늘어나 시즌 방어율이 5.40으로 껑충 치솟았다. 올해 성적에 따라 2006년 200만 달러의 연봉이 걸려있는 구대성으로서는 최근 마운드에 자주 오르지 못함에 따라 속이 시커멓게 타 들어 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 또한 자신의 미국 진출을 도왔던 조동윤(미국명 더글러스 조) 씨에게 공금 횡령 혐의가 있고 에이전트로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맹비난을 퍼부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라운드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시즌 14경기에 출전해 승패없이 5홀드, 2블론세이브를 기록한 구대성은 방어율 4.76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상태로라면 메츠 구단이 구대성에게 내년 시즌 200만 달러의 연봉을 지불하는 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할 때 날씨가 쌀쌀한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더워질수록 진가를 발휘해 '여름철의 사나이'로 불리던 구대성이지만 올 여름은 시련의 연속이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30대 중반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구대성이 현재의 어려움을 딛고 '좌타 스페셜리스트'로서 명성을 되찾기를 기대해본다. 뉴욕=대니얼 최 통신원 daniel@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