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나가시마 '때리는' 150m 초대형포(종합)
OSEN U05000017 기자
발행 2005.07.04 22: 04

‘나가시마 상 저 아시아의 홈런왕 이승엽입니다.’
지바 롯데 이승엽(29)이 일본야구 심장부 도쿄 돔에서 일본야구의 상징 나가시마 전 요미우리 감독을 맞히는(?) 비거리 150m짜리 대형 홈런포를 터트렸다.
이승엽(29)은 4일 도쿄 돔에서 열린 니혼햄 전에서 시즌 18호 홈런을 날렸다. 일본 최초의 돔구장이자 최고 명문구단 요미우리의 홈이고 야구박물관까지 있는 도쿄 돔에서 일본 진출 후 처음으로 기록한 홈런이다. 상대가 마쓰자카(세이부)를 잇는 괴물투수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니혼햄의 신인 우완 투수 다르빗슈여서 의미가 더 컸다.
이날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0-1로 뒤진 2회 1사 1루에서 타석에 섰다. 다르빗슈는 연속해서 2개의 볼을 낮은 쪽에 던지며 헛스윙을 유도했으나 이승엽은 침착하게 볼을 골랐다.
마침내 3구째 몸쪽 낮은 직구(137km)가 들어오자 이승엽의 배트가 날카롭게 돌았고 타구는 도쿄 돔 외야 우측 스탠드 멀리로 날아갔다. 1루 주자 베니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역전 2점 홈런이었다.
타구가 떨어진 방향도 상징적이다. 이승엽의 홈런타구는 도쿄돔 외야에 있는 ‘나가시마 간판’ 을 맞혔다. 나가시마 전 감독은 요미우리가 일본시리즈 9연패를 달성하는 등 최전성기를 구가할 때 왕정치 현 소프트뱅크 감독과 함께 O-N포를 형성했던 대스타. 미스터 자이언츠로 불렸고 훗날 요미우리 감독이 돼서도 일본시리즈 우승을 여러 차례 이끌었다.
지난 해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갑자기 뇌일혈로 쓰러져 대표팀을 지휘할 수 없게 되자 일본대표팀은 덕아웃에 나가시마 감독의 유니폼을 걸어 놓고 경기를 치를 정도로 일본야구의 상징으로 추앙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요미우리는 외야 스탠드 맨 뒤를 따라 요미우리 출신 스타들의 대형 사진 간판을 진열하면서 나가시마 감독의 사진 간판도 빼놓지 않았다. 이승엽이 마침 자신의 도쿄 돔 첫 홈런을 나가시마 간판 앞으로 보냄으로써 일본야구의 상징 나가시마 감독에게 아시아의 홈런왕이 살아있음을 알린 셈이 됐다.
이승엽도 “어제 텔레비전에서 (병세에서 호전 돼) 공공장소에 나온 나가시마 감독의 모습을 보고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뻤다. 타구가 나가시마 간판을 맞힌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라고 만족해 했다.
이승엽은 그 동안 유독 도쿄돔에서 약한 면을 보였다. 2003년까지 요미우리와 함께 도쿄돔을 사용했던 니혼햄은 2004 시즌부터 삿보로 돔으로 프랜차이즈를 옮겼지만 각 팀 별로 3연전 한 대진카드는 도쿄 돔에서 경기를 열고 있다.
하지만 이승엽은 일본 진출 첫 해인 지난 해 시범경기부터 도쿄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올 시즌 5월 26일 요미우리와 교류전에 대타로 출장했지만 2타수 무안타(삼진 1개)에 그쳤다.
이승엽은 2회 홈런 이후 3번 더 타석에 나왔지만 안타를 추가하지는 못했다. 3-2로 앞선 연장 10회 1사 2,3루에서는 상대 투수가 좌완 토마스인 점을 고려한 밸런타인 감독이 대타 가키우치를 내세웠다. 이날 4타수 1안타로 시즌 타율이 2할7푼9리(215타수 60안타)로 하룻만에 다시 2할7푼대로 내려갔다. 43타점, 36득점.
지바 롯데는 2-2 동점이던 연장 10회 1사 1,3루에서 8회 베니 대신 대수비로 투입된 오쓰카가 니혼 햄 세 번째 투수 토마스로부터 좌중간을 뚫는 적시 2루타를 빼앗아 결승점을 뽑았다. 지바 롯데 6-2승.
이날 지바 롯데–니혼햄전은 양팀의 새내기 투수들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지바 롯데는 7승 1패의 구보가, 니혼햄은 2연승을 거두고 있던 다르빗슈가 선발로 나왔다. 부상에서 회복한 다르빗슈는 이미 고교시절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무기로 일본에서 제 2의 마쓰자카로 불렸다.
하지만 구보가 2-2 동점이던 7회 후지타로 교체된 데 이어 다르빗슈 역시 8회부터 다테야마로 바뀌어 둘의 맞대결은 부승부가 됐다.
홍윤표 기자 chuam2@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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