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4일(현지시간)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메이저리그 각 구장에서는 최대 국경일을 맞아 화려한 불꽃놀이를 펼치는 등 축제분위기가 절정에 달한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워싱턴 내셔널스가 5일(한국시간) 현재 50승31패의 성적으로 강호들이 넘쳐나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깜짝 선두를 달려 올 시즌 최대 이변으로 단연 손꼽힌다. 특히 독립기념일을 맞아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를 프랜차이즈로 하고 있는 내셔널스의 선전에 미국의 야구팬들은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고 있다.
몬트리올 엑스포스 시절이던 지난해 일찌감치 지구 꼴찌를 확정지었던 것과는 달리 큰 전력의 변화없이 불과 1년 사이에 전혀 다른 팀으로 변모한 내셔널스. 이제 출범 첫 해지만 스포츠전문 사이트 'ESPN'의 제리 크랜스닉 컬럼리스트는 "내셔널스가 '미국의 팀(America's Team)'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주장할 정도로 미국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풋볼의 경우 댈러스 카우보이스가 바로 연고지와는 상관없이 전국적 지지를 받는 '미국의 팀'으로 꼽힌다. 농구에서는 LA 레이커스가 해당된다.
만년 약체팀에서 연고지를 이전하자마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플로리다 말린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메츠 등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내셔널스의 짐 보우든 단장은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내셔널스의 올 시즌 연봉 총액은 4천858만1천500달러로 30개 팀 가운데 23위에 불과하다. 또 득점에서는 내셔널리그 16개 팀 가운데 14위에 그치고 있으며 총 홈런수는 꼴찌를 달리고 있다. 이처럼 빈약한 공격력에도 불구하고 내셔널스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LA 에인절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과 함께 50승 고지를 이미 돌파했다.
그렇다면 내셔널스가 이처럼 상승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있는 야구를 펼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내셔널스는 1점차 승부에서 22승7패를 기록하고 있다. 또 홈구장인 RFK스타디움에서 29승10패라는 좋은 성적을 올려 홈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있다.
빈약한 재정 때문에 내셔널스에는 수퍼스타가 부족하다. 카를로스 바에르가를 비롯해 에스테반 로아이사, 윌 코르데로, 크리스천 구스먼, 주니어 스파이비, 리반 에리난데스 등의 올스타 출신 선수들의 출전 회수를 모두 합쳐야 고작 11회에 그쳐 현역 시절 12차례나 올스타에 뽑힌 프랭크 로빈슨 감독의 기록에 미치지 못할 정도다.
그러나 특출난 스타가 부족하다는 점을 끈끈한 조직력의 야구로 메우고 있다. 내셔널스는 지금까지 총 46개의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단연 1위를 질주하고 있으며, 희생플라이도 28개로 전체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만큼 팀 플레이를 앞세운다는 뜻이다. 최근 내셔널스의 강타자 비니 카스티야는 최근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생애 두번째 희생번트를 성공시켰을 정도다.
또 내셔널스는 이민자의 나라 미국을 상징하듯 다양한 출신의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현재 25인 로스터에는 도니미카 공화국 4명, 멕시코 3명, 푸에르토리코 2명, 쿠바 1명, 베네수엘라 1명 등 총 11명의 중남미 출신 선수에 한국의 김선우까지 거의 50%에 달하는 이방인들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팀 분위기를 헤치는 이기적인 행동은 용납되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선발로테이션의 주축 투수로 활약했던 일본인투수 오카 도모카즈의 경우 투수교체에 불만을 품고 로빈슨 감독에게 불손한 태도를 취했다가 밀워키 브루어스로 곧장 트레이드되는 운명에 처해졌다.
로빈슨 감독은 과거 한국의 김성근 전 감독을 연상시키듯 경기 초반이라도 난조를 보일 경우 가차없이 투수교체를 단행하기로 유명하다. 한 동안 로빈슨 감독은 '너무 독선적'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선수들로부터 반감을 사기도 했지만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팀 구조상 그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포의 외인구단'을 연상시키고 있는 내셔널스가 후반기에도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나가 14년 연속 지구 우승에 도전하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꿈을 좌절시킬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욕=대니얼 최 통신원 daniel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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