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완 장문석(31)은 지난 2월 말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 "솔직히 우리 팀 불펜진이 약하다. (여건이 악화되면) 나라도 마무리를 한다고 자원해야겠다"는 말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당시에는 팀 걱정 정도로만 들렸는데 결과적으로 이 다짐은 현실화됐다. LG는 최근 8경기에서 7승 1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덕분에 한때 꼴찌로 처졌던 순위도 5위까지 올라왔다. LG가 목표로 잡고 있는 4위 SK와는 2게임차로 따라붙었다. 선발 엔트리 구성조차 버거운 '부상병동' LG가 이렇게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마운드 안정을 꼽을 수 있다. 좌완 이승호가 에이스에 걸맞는 구위를 되찾았고 타자 루벤 마테오를 대체한 좌완 투수 레스 왈론드가 산뜻한 선발 신고식을 치르면서 최원호가 고군분투하던 선발진에 힘이 붙었다. 여기에 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게 장문석의 마무리 전환 성공이다. 이순철 LG 감독은 지난 6월 중순 어깨 통증과 스트레스 때문에 2군에 머물고 있던 장문석을 1군으로 올렸다. 1군에 올라올 준비가 채 안 됐지만 마운드 사정이 워낙 다급해 호출한 것이었다. 이 감독은 당초 "선발로 등판시키겠다"던 장문석을 17일 부산 롯데전에 전격적으로 마무리로 투입했다. 그리고 이날 장문석은 9회말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선발 최원호와 함께 1-0 승리를 합작했다. 지난 5월 26일 1이닝 8실점의 수모를 떠안으면서 8-0 리드에서 11-13 대역전패를 당했던 빚을 되갚는 세이브였다. 시즌 첫 세이브를 따낸 뒤 장문석은 4일까지 마무리로만 6번 등판해 1승 4세이브를 따내고 있다. 자신의 실점이 하나도 없다. 블론 세이브도 없다. 장문석이 마무리로 정착하면서 그동안 신윤호-정재복 등이 맡으면서 혼선이 빚어졌던 불펜진의 교통정리가 끝났다. 신윤호는 구위나 배짱이 마무리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이 내려졌고 정재복은 마무리보다 셋업맨일 때 성적이 더 좋다. 장문석은 지난 2000년에도 마무리를 맡아서 11세이브를 올린 적이 있었으나 주로 선발로 뛰었다. 특히 2002년과 2004년 팀 내 유일한 10승 투수이기도 했다. "나는 에이스가 아니라 제1선발"이라고 늘 말하는 장문석이 '끝까지 봐야 안다'고 비아냥을 듣던 LG 야구를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정연석 기자 yschung62@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